[국정원 내부문건 발견] 후보 별거설등 상세히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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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언론장악 문건 파동에 이어 이번에는 국가정보원의 '6.3 재선거 개입 의혹 문건' 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정원장을 지낸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측은 "최상주(崔相宙)보좌관이 사적으로 작성해 보고한 것" 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崔씨가 당시 국정원장 의전비서관이었다는 점에서 사적인 보고서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작성일자가 99년 4월로 돼 있는 보고서 표지에는 '참고자료' 란 제목이 붙어 있다. 보고서에는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에 대비, 출신지별 유권자 특성과 예상 선거쟁점이 치밀하게 정리돼 있다. 또 여야 거명 후보들의 장단점과 선심행정 방안 등 선거대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와는 별도로 '한나라당, 송파갑 재선 후보 공천으로 고심' 이란 내용의 1쪽 분량 보고서도 일요신문이 입수해 공개했다.

한나라당 최고 핵심부가 아니면 파악할 수 없는 내부사정이란 점에서 국정원이 야당을 '사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송파갑 관련〓영남 출신(27.8%)이 호남 출신(19.5%)보다 월등한 전형적인 비호남지역으로 부녀회의 영향력이 큰 지역으로 분석했다. 잠실 저층아파트 재건축사업 추진 및 세입자 등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 등도 담고 있다.

여당 후보의 경우 K씨에 대해서는 '고시 3관왕으로 연합공천효과 기대, 부인과 별거설.병역기피설' , O씨에 대해선 '참신성과 호감가는 외모, 본선 경쟁력 미지수' , 다른 K씨는 '지역기반 탄탄, 참신성 부족' 등으로 지적했다.

한나라당 C씨의 경우 '정치감각 있으나 구시대 인물' , K씨는 '의정활동 우수하나 돌출행동으로 신망도 저조' 로 판단했다.

◇ 계양-강화갑 관련〓영남출신 12.3%, 호남.충청 43.7%로 여권 우세지역으로 판정했다. 특히 '인천시장 선거시 자민련 후보에게 과반수 이상 표를 몰아주는 등 연합공천 위력을 발휘하는 지역' 으로 평가했다.

한.일 어업협정 실패와 함께 이기문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중도하차한 만큼 야당이 불법 선거운동 문제를 쟁점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당 후보들에 대해선 '인지도.호감도가 양호한 반면 장노년층 호응 미흡할 것' (S씨), '선거경험이 있는 반면 대가 약하다' (C씨), '인지도가 양호한 반면 정치경륜과 조직기반 취약' (L씨)등으로 분석했다.

여야가 영입경쟁을 벌인 K씨는 '인지도 및 자질 양호하나 구시대 인물' 로 평가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가 확실시됐던 안상수 지구당위원장에 대해선 '전문경영인 출신이 장점인 반면 다소 거만한 성격이 거부감을 준다' 고 적고 있다.

이상렬.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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