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가치 높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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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부동산은 크기.모양.위치 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런 요소들에 변화를 주면 얼마든지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용도와 활용도 측면에서 제한이 많은 자투리 땅을 합쳐 효용 가치를 높인다든가 반대로 수요자가 많지 않은 덩치 큰 땅을 적당한 크기로 나눠 제값 받고 처분하는 것들이 그 예다.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 김정렬 소장은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합치고, 나누고, 고치고, 바꾸는 방법의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고 말했다.

◇ 가치가 작으면 합쳐라〓땅은 클수록 개발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작은 땅도 개발하기 나름이다. 수목건축 신창범 기획실장은 "보통 60평 이하의 도심지 소규모 땅은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며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맞벽건축.합필개발.공동개발 등 이웃과 힘을 합치는 개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고 말했다.

45평 이하의 땅을 소유한 사람이 이웃의 1백20평 규모의 땅을 가진 사람과 합의, 벽을 맞붙여 개발하는 맞벽 건축을 할 경우 지하 2층, 지상 10층의 연면적 3백평 정도의 건물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게 신 실장의 설명이다.

또 10~20평짜리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동네의 경우 이웃한 대여섯명이 공동으로 다세대주택을 지으면 15평을 소유했던 사람은 25평의 지분을 얻을 수 있다.

도로 전면에 위치한 상가건물 주인이 바로 뒷쪽에 위치한 상가를 사들인 뒤 벽을 터서 뒷쪽 상가의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것도 '합치기' 를 통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 나눠서 가치를 높여라〓규모가 큰 토지나 상가 등의 경우 분할해서 팔거나 임대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김모씨는 지난해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의 도로에 접한 준농림지 7백평을 평당 18만원씩 모두 1억2천6백만원에 샀다.

그 후 진입로 공사 등을 한 뒤 필지를 둘로 나눠 그중 3백60평짜리를 평당 27만7천8백원씩 총 1억원에 팔았다. 평당 10만원 가까이 가치를 끌어올린 셈이다.

서울 신촌역 인근의 상가건물인 S프라자는 점포분할.업종변경으로 수익성을 높인 사례. 7개 점포를 20여개로 나눴는데 지상 1층의 경우 한식당이었던 40평을 10평씩 4개로 나눠 의류.액세서리점 등으로 재임대했다.

종전 한식당의 전세보증금은 1억1천만원이었으나 지금은 4개 점포에서 7억2천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있다.

◇ 효용가치를 높이려면 바꾸거나 고쳐라〓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주변에서 1층짜리 카페를 운영하던 김모씨는 장사가 하도 안돼 건물을 헐고 필로티 공법을 적용해 2층으로 지었다.

카페 주변에 있는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게 한 것이었는데 이 점이 카페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효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리노베이션을 통해서도 부동산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낡은 사무실이나 여관을 원룸으로 개조해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사례는 이제 새롭지 않을 정도다.

아파트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서울 신천동 장미아파트의 경우 단지 전체가 96년부터 단계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해 올해 중 마무리될 예정인데 인근 동일 평형대 아파트보다 3천만~4천만원 정도 비싸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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