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이 1백억달러의 차관자금 잔여분 30억달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계속 쓰라고 종용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외환공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0일 "지난해 9월 70억달러까지 인출한 뒤 외환시장 안정으로 나머지 30억달러는 인출을 보류해놓고 있다" 고 말했다.
금리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70억달러까지는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0.75%의 저금리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세계은행측은 남은 30억달러에 대해 형평성 등을 이유로 러시아.브라질과 같은 고금리(리보+4%)를 요구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달러공급이 넘쳐 공기업 지분의 해외매각 대금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는 실정" 이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리보+1.3%로 해외기채도 가능한데 굳이 고금리로 차관을 쓸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세계은행측은 '금리수입뿐 아니라 내년말까지 자금지원이 계속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경쟁, '한국 정부와의 정책협의 관계 유지 등?감안, 한국의 추가 자금사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세계은행은 연내 2억~3억달러 정도를 종전금리(리보+0.75%)로 쓰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