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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세계은행 30억불 줄다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이 1백억달러의 차관자금 잔여분 30억달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계속 쓰라고 종용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외환공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0일 "지난해 9월 70억달러까지 인출한 뒤 외환시장 안정으로 나머지 30억달러는 인출을 보류해놓고 있다" 고 말했다.

금리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70억달러까지는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0.75%의 저금리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세계은행측은 남은 30억달러에 대해 형평성 등을 이유로 러시아.브라질과 같은 고금리(리보+4%)를 요구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달러공급이 넘쳐 공기업 지분의 해외매각 대금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는 실정" 이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리보+1.3%로 해외기채도 가능한데 굳이 고금리로 차관을 쓸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세계은행측은 '금리수입뿐 아니라 내년말까지 자금지원이 계속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경쟁, '한국 정부와의 정책협의 관계 유지 등?감안, 한국의 추가 자금사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세계은행은 연내 2억~3억달러 정도를 종전금리(리보+0.75%)로 쓰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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