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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감삼중 김춘선교사, '금요일 홈스테이'제 큰 효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감삼중학교 2학년 4반은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담임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말못할 비밀이 없고 같은 반 친구들 간에 괴롭힘이나 따돌림은 찾아 볼 수 없다. 학생들은 흡연.이성교제 등 민감한 사항 등을 스스럼없이 선생님께 털어놓는다. 다른 학군으로 이사를 가도 전학을 가지 않고 먼 거리를 즐거운 마음으로 통학하는 학생이 생길 정도다.

이같은 분위기는 김춘선(金春仙.49.여.영어)교사의 '금요일 홈스테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확실하게 만들어졌다.

金교사는 매주 금요일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학생 2~3명을 '대구시 남구 대명10동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 하룻밤을 묵게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 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가족처럼 하루를 보내고 토요일 아침 함께 등교한다.

한때 교사로 근무했던 金교사의 남편 박삼선(朴三仙.56.사업)씨가 사춘기 남학생들의 상담역을 맡는다.

금요일 밤 식사는 朴씨와 학생들이 맡는다. 다음 세기에는 남자도 가사를 담당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마치면 집 근처 학교에서 농구 등 운동을 함께 하거나 산책을 한다. 간식을 먹으며 밤늦게까지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오랜만(?)에 갖는 대화 속에서 학생들의 마음은 활짝 열린다. 이준석(14)군 등 이 반 학생들은 "선생님댁 분위기가 너무 좋아 다른 반 친구들이 모두 선생님 댁에서 자고싶어 한다" 고 말한다.

金교사는 "학생들이 말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신뢰가 두터워졌고 따끔하게 혼을 내도 수긍한다" 고 말했다.

홈스테이 제도는 金교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지난해 2학기 복직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자신이 담임하고 있던 학급의 한 문제학생을 집으로 불러 지내게 하면서 효과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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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朴씨는 "문제학생을 집에 불러 가족처럼 대하면서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 인정해준 게 용기를 줬던 것 같다" 고 말했다.

金교사는 "최근 들어 점점 교사.학생간 벽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가족처럼 대한다면 교실은 즐거운 곳이 될 것" 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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