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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50여기 밀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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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한이 지난 7년간 50여기의 미사일을 비밀리에 수출했다고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달 30일 밝혔다. 또 미국은 지난해 145억달러(약 16조7000억원)어치의 무기를 팔아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의 위치를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CRS는 이날 '개도국에 대한 무기 공급'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세계 무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도 136억달러 상당의 무기 거래액을 기록했던 미국은 지난해 145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려 선두를 유지했다. 이는 전 세계 무기 거래액의 56.7%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년도에 60억달러를 기록한 러시아는 지난해엔 43억달러로 감소해 2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14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이 1996~2003년에 50여기의 지대지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국가명을 밝히지 않고 '기타국'이 96~99년에 30기, 2000~2003년에 20기의 미사일을 중동과 아시아에 판매했다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 국방부 분석관의 말을 인용해 기타국으로 분류된 이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02년 12월 북한의 한 화물선은 15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예멘으로 향하던 중 인도양에서 스페인 군함에 나포됐다.

또 중국과 중동이 재래식 무기의 최대 고객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은 2000~2003년 93억달러의 무기구매 협정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는 81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지난 몇년간 중국산 무기를 구매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중국산 무기의 성능이 서방.러시아산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이 장차 미사일 확산을 막으려는 서방 측 정책에 중대 장애물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적인 무기 거래는 2000년 410억달러를 기록한 뒤 2003년에는 256억달러로 떨어져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리처드 그리멧은 "경제난으로 인한 방위비 감소로 무기 거래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개도국들이 돈이 많이 드는 신형 무기 구입보다 기존 무기의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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