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브루클린의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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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EBS 밤 10시 35분. 1950년대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10대들의 방황을 사실적인 영상으로 그린 작품. 스티븐 베로나 감독이 데뷔 초기에 제작한 저예산 독립영화다.

헨리 윙클러.페리 킹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젊은 모습과 실베스터 스탤론의 무명 시절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치코와 로시엘로, 버치와 윔피 4명의 10대 소년들은 모든 행동을 같이 하기로 맹세하고 서클을 조직한다.

하지만 함께 몰려다니며 초고속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수영장에서 여학생의 몸매를 훔쳐보는 일로 소일한다.

그러다 서클의 리더 격인 치코가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육군 중령의 딸 수잔. 하지만 수잔 아버지의 반대로 실연의 아픔을 맛보게 된다.

또 로시엘로는 한 소녀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고 결혼까지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부모의 그늘에 묻혀 지내기엔 훌쩍 커버렸고 기성 사회에 편입되기엔 아직 이른 10대들의 감성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이들의 갈등과 방황을 담기 위해 카메라는 종종 '들고 찍기' 를 시도한다.

때문에 흐릿한 클로즈업과 좌우로 흔들리는 화면이 거칠지만 영화에 사실감을 더한다.

또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도 귀기울여 볼 만하다.

50년대 올드 팝송이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한다.

원제 The Lords of Flatbush.74년작.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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