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때 무임승차 44년만에 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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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44년 전 기차를 무임승차한 죄책감을 느낀 50대 남자가 최근 철도청장에게 요금을 보내 화제다.

蔡모(56.서울 중랑구 신내동)씨는 이달초 정종환(鄭鍾煥.51)철도청장에게 한통의 편지와 함께 우체국 소액환 3만8천2백원을 보냈다.

蔡씨는 '무임승차신고서' 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12세 소년 시절 돈이 없어 서울에서 정읍으로 가는 기차를 두차례 돈을 내지 않고 승차한 사실이 부끄러워 요금을 보낸다' 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정읍간 새마을호 주말 할증요금인 1만9천1백원(2장)을 적용, 요금을 계산했다.

또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까지 자세히 밝혔으나 자신을 찾지 말아달라고 철도청장에게 부탁했다.

따라서 철도청은 蔡씨를 찾지 않고 '용기에 감사드린다' '보내주신 돈은 철도청 수익금으로 처리했다' 고 간단한 답장을 보냈다.

蔡씨의 사연은 지난 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릿고개인 4월 고향인 전북 정읍에 가야 했으나 돈이 없어 표를 사지 않고 기차를 탔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40년 넘게 잊지 못하고 마?속으로 죄책감을 느끼면서 살아왔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임승차 요금을 철도청에 보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

蔡씨가 최근에서야 이 요금을 보낸 것은 그 당시 떳떳하지 못한 추억이 자신을 더욱 압박하는 것을 느껴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철도청은 밝혔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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