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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92> 스마트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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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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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폰과 달리 사용자 마음대로 소프트웨어 설치

스마트폰(Smart phone)은 개방형 운영체제(OS)를 채택해 사용자가 마음대로 원하는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할 수 있는 형태의 프리미엄 휴대전화기의 하나다.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탑재한 제한적인 기능만 쓸 수 있는 일반폰과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옴니아와 햅틱은 둘 다 상대적으로 큰 화면을 단 겉모양은 물론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리는 작동 방법 등이 같은 풀터치폰이다. 하지만 옴니아는 스마트폰이고, 햅틱은 일반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WM)을 OS로 설치한 옴니아는 PC의 바탕화면을 바꾸듯이 첫 화면부터 원하는 기능까지 사용자가 마음대로 교체할 수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기능을 지원하다 보니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는 간단한 기능만 쓰는 사람에게는 사용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요즘 일반폰과 스마트폰에서 모두 인기를 끄는 풀터치폰은 폴더형·슬라이드형처럼 디자인 차원의 분류 방식이다. 키패드를 없애고 터치스크린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 조작하는 형태다. 2007년 출시된 LG전자의 프라다폰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풀터치폰이다. 스마트폰 가운데서는 아이폰이 처음으로 풀터치 방식을 채용했다. 새로운 풀터치폰이 잇따라 나오면서 일반폰과 스마트폰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일반 풀터치폰도 이제는 초기 화면을 스마트폰처럼 구성하고, 테마 기능으로 전체 모습을 바꾸거나 각종 위젯을 활용해 ‘나만의 바탕화면’까지 꾸밀 수 있어서다.

오바마의 애장품 블랙베리, 사무용 스마트폰 강자

스마트폰의 대표주자가 된 아이폰은 일반폰처럼 쓰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바탕화면의 아이콘만 손가락으로 터치하고, 좌우로 페이지를 넘기는 등의 조작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앱스토어에 접속해서 바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최근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은 콘텐트 수가 1년 만에 총 20억 회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판매 대수로 따지면 핀란드 노키아와 캐나다 림(RIM)의 스마트폰을 꼽을 수 있다. 자체 OS인 심비안을 탑재한 노키아의 스마트폰은 디지털맵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지도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노키아는 세계 양대 디지털맵 업체 가운데 하나인 나브텍을 인수하기도 했다. 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지중지하는 ‘블랙베리’로 사무용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있다. 무선 인터넷을 통해 e-메일을 주고받고, 오피스 파일을 보는 데는 블랙베리 시리즈만큼 편리한 단말기가 없다는 평가다. 올 2분기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노키아와 림이 40%와 20%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급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도 10% 수준이다. 하지만 노키아 스마트폰은 나날이 점유율이 낮아지고 블랙베리도 정체 상태인 반면 애플은 매년 두 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주요 단말기 회사, 아이폰과 정면 승부

휴대전화기 제조사들은 아이폰에 맞설 수 있는 스마트폰을 잇따라 선보여 대항에 나섰다. 노키아는 기존 심비안 대신 리눅스 기반의 ‘마에모’를 풀터치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폰 못지않은 편하고 화려한 UI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앱스토어 개념의 ‘오비스토어’도 열었다. 삼성·LG도 사용 편의성을 높인 MS의 ‘윈도모바일 6.5’을 채택한 스마트폰과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를 채택한 ‘안드로이드폰’을 대항마로 내세우고 있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 채용한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출시한 ‘제트폰’은 ‘스마트폰보다 더 스마트하다’고 내세우는 단말기다. 일반폰이지만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e-메일을 주고받는 등의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고객에게 웹서핑이나 e-메일 전송 수준의 작업을 하려고 스마트폰을 살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묻는다. 전세계에서 선주문만 200만 대 이상 받을 정도도 히트 모델로 뜨고 있다. e-메일 기능 등을 제외한 국내용 모델인 ‘햅틱 아몰레드’ 역시 33만 대 이상 팔렸다.

올해 말 내년 초 쯤 아이폰 한국에 나올 듯

아이폰은 미국 애플사가 2007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2007’에서 발표한 터치스크린 기반의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휴대전화 기능을 합친 형태다. 특히 무선 인터넷 기능이 탑재돼 휴대전화기 가운데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로 인기를 끌었다. 올 2분기에만 540만 대가 팔리는 등 단일 모델로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무선통신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3G가 등장하자마자 국내에 조만간 들어온다는 소문이 1년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한국형 무선 인터넷 표준 ‘위피(WIPI)’를 의무적으로 내장해야 하는 규정으로 지난해에는 출시되지 못했다. 올 4월 위피 의무화 규정이 풀리고 9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선 인터넷 활성화 차원에서 위치 기반 사업자 등록 등의 제도적인 장벽을 낮춰주면서 아이폰 국내 출시는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르면 11월 KT가 우선 보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애플과 KT가 공급 조건에 대한 약간의 의견 차이로 급하게 연내 공급하기보다는 내년 초로 출시 시기를 저울질한다는 소식도 있다.

이동통신업체 수익모델에도 큰 영향

전통적으로 이동통신 산업은 통신회사가 단말기 제조사로부터 휴대전화를 사오는 구조다. 노키아·삼성전자·LG전자 등이 만든 단말기를 이동통신사들이 받아서 일정한 조건으로 가입자에게 파는 형태다. 얼핏 보면 이통사들이 손해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확보한 고객들이 내는 통화료와 벨소리·음원·게임 등 모바일 콘텐트의 수익으로 단말기 값을 뽑고 이익도 낸다.

아이폰은 이런 전통적인 이동통신 수익 모델을 깨뜨리는 스마트폰이다. 애플은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콘텐트도 직접 판다. 이통사들은 매달 받는 통화료 외에 다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AT&T가 아이폰에 매달 70달러(약 8만4000원)의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문제가 더 복잡하다. 국내 콘텐트들은 한국형 무선 인터넷 표준 위피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위피 규격으로 멀티미디어메시지(MMS)를 보내고 폰뱅킹·모바일쇼핑을 즐기고, 고스톱·야구게임을 내려받는다. SK텔레콤의 네이트나 KT의 쇼, LG텔레콤의 오즈 등이 위피 기반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다. 그런데 아이폰은 위피를 지원하지 않아서 이런 콘텐트들을 못 쓴다. 결국 앱스토어에서 필요한 콘텐트를 내려받아야 한다. 사용자들도 불편하겠지만 수익 기반을 잃는 이통업체들이 더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아이폰도 국내에선 약점 있다

아이폰은 위피를 지원하지 않아 기존 국산 콘텐트를 쓰지 못하고, 게임·음악 등의 콘텐트를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아야 한다. 아이폰이 내세우는 강점 가운데 하나인 터치스크린도 양날의 칼이다. 전기가 통하면 작동하는 정전식이라 누르는 힘에 의해 작동하는 감압식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손가락이 아닌 손톱이나 펜으로는 누를 수 없다. 문자 보내기에 불편하다는 얘기다. 음악을 듣거나 웹서핑을 하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할 때까지 전화조차 쓸 수 없다. 배터리를 탈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것도 아이폰엔 불리하다. 사용자가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1% 남짓인 50만 대 수준이다. 15만 대 팔린 삼성 옴니아가 최고 인기 모델이다. 아이폰이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일반폰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면 진입 초기에 100만 대 이상 팔리는 대박을 기대하겠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머물면 당분간 10만 대 판매도 장담할 수 없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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