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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컴퓨터 신동' 고교생도 힘든 정보처리기능사 시험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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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컴퓨터 활용능력을 평가하는 정보처리기능사 시험에 만 6세의 어린이가 사상 최연소로 합격했다. 지금까지 가장 어린 합격자는 만 8세였다. 같은 또래들이 덧셈.뺄셈 정도를 익힐 때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을 딴 영재는 송유근(경기도 구리시.1997년 11월생.사진)군.

정보처리기능사는 전자계산기 일반과 정보통신 일반, PC 운용체제 등 4개 과목의 필기시험과 두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작성해 문제를 푸는 실기시험에서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만 하는 자격시험. 주로 실업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필기와 실기를 한꺼번에 합격할 확률이 32%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송군은 6월 말부터 학원도 다니지 않고 시험을 준비해 컴퓨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실기시험에서는 만점을 맞았다.

송군이 영재 기질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다니던 유치원을 그만둔 뒤 구구단을 외운 지 7개월 만에 미적분 계산을 해냈다. 학습 속도가 마치 잉크가 물에 풀리는 것처럼 급격하게 빨라졌다는 것. 특히 수학과 물리학에 관심을 보여 물리학의 시뮬레이션과 수학의 원주율 계산 등을 하기 위해 C++ 프로그래밍을 배웠을 정도다.

그러나 송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갈 나이인데도 입학하지 않았다. 원래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볼 계획이었지만 만 12세 이상으로 응시 연령을 제한하는 규정 때문에 무산됐다. 송군의 부모는 지난 2월 초등 졸업검정고시의 연령 제한을 폐지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선 패소하고 2심이 계류 중이다. 대신 송군은 현재 인하대 부설 과학영재교육원(원장 박제남 교수)에서 1주일에 한 번(160분) 강의를 듣고 있다.

송군은 "양자전기역학을 완성한 미국의 파인만 같은 물리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송군의 아버지 송수진(45.중앙일보 서부광고센터 대표)씨는 "영재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의 교육제도를 바둑.골프에도 그대로 적용했다면 이창호.박세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씁쓸해 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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