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정부질문서 중선구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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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는 선거구제.합당 등의 정치현안을 놓고 '3당(黨)3색(色)' 의 논전을 벌여 16대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정치권의 예민한 분위기를 반영.

한나라당측은 "중선거구제의 경우 난립 후보자들이 당선의 환상에 사로잡혀 금품의존 유혹이 크다" (黃祐呂의원), "정치자금이 풍성한 여당이 돈 많이 드는 중선거구제를 원하는 것" (朴熺太의원)이라고 공세.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핵심측근인 黃의원은 "일본도 비용이 많이 들어 94년 중선거구제를 포기했다. 복수공천으로 정당 내부의 갈등과 소지역주의를 초래한다" 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측은 "지역감정 완화를 위해서는 지역당 탈피의 중선거구제가 급선무" (薛勳의원), "지역주의 극복, 고비용 탈피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 (柳宣浩의원)이라고 맞섰다.

길승흠(吉昇欽)의원은 "1구3인을 선출하면 야당도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1명 이상이 당선" "야당 우려대로 거대여당이 나온다면 거대야당 출현도 가능하다" 며 야당내 중선거구제 지지자 유혹에도 나섰다.

두명의 충청권 의원이 나선 자민련측은 당론이 '중선거구제' 임에도 불구하고 "오락가락 선거구제로 안개만 무성" (咸錫宰의원), "총리는 어떤 선거구제를 원하느냐" (邊雄田의원)며 '중선거구제 지지' 를 회피, 복잡한 당내상황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의원은 특히 "지지기반.색깔이 전혀 다른 두 여당의 합당과 신당 추진은 국정실패와 민심이반을 방증한 것" 이라고 비판. 자민련의 咸.邊의원은 "시도 때도 없는 합당.신당 얘기로 마치 혼란스런 '서울의 봄' 을 연상시킬 정도" 라고 합당을 꺼리는 충청권 기류를 은근히 표출.

김종필 총리는 "선거구제는 정치권이 결정할 일'이며 합당은 자민련의 최종당론에 따르겠다'" 이라고만 답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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