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인터넷 주소 '미로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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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인터넷 초보자 김경미(33.대구시 서구 내당동)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대구시 서구청을 찾으려다 번번이 실패했다.

야후 등 검색엔진을 이용해 여러가지 글자를 넣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대구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겨우 gu.so.taegu.kr이란 인터넷 주소를 알아냈다.

金씨는 "구청을 알리는 '구(區)' 가 앞에 있고, 서구를 뜻하는 '서' 도 '소' (so)로 표기돼 있으니 어떻게 찾겠느냐" 며 불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가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탓에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만든 지자체 인터넷 홈페이지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을 가장 혼란스럽게 하는 점은 기초지자체를 나타내는 '구' 가 앞에 있다는 것과 영문표기가 한국어 발음과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대구시 달서구는 talso, 수성구는 susong 등이다. 구청 전산 담당자들은 "모음인 'ㅓ' 를 표기하기 어려워 'ㅗ' 로 했다" 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해 지난해 4월 만들어진 대구 서구청 홈페이지의 방문객은 그동안 1만7천여명에 불과했다.

'대구 중구 인터넷쇼핑거리' 를 추진중인 중구청은 이 같은 불편을 덜기 위해 인터넷쇼핑거리에 새로운 주소를 만들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쇼핑거리로 들어가도록 하면 이용자가 별로 없을 것" 이라며 "지자체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새 주소를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인터넷 주소를 만든 한국전산원이 관공서 주소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처럼 만든 것으로 안다" 고만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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