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귀화식물원색도감' 펴낸 박수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전국 산야에 귀화식물이 너무 많습니다. " 카메라와 배낭만 달랑 메고 30년 가까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외국에서 유입된 귀화(歸化)식물을 깨알같이 분석, 국내 최초로 '한국 귀화식물 원색도감' 을 펴낸 전 인창고 생물교사 박수현(朴壽現.63)씨.

이같은 공로로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이 시상하는 '제2회 교보환경문화상' 대상자로 뽑혔던 朴씨는 "산속에 흐드러지게(탐스럽게) 핀 야생화도 족보를 자세히 따져보면 의외로 외국산이 많다" 며 "토종 식물에 대한 체계적인 보전 대책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朴씨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70년대 초반부터. 생물과 교사여서 자연스럽게 들꽃에 관심을 갖게 된 朴교사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속을 누볐다. 미국에서 온 개기장.개쇠스랑개비.가막살이.개비름 등 이같은 과정을 거쳐 채집한 것이 무려 1만5천여종.

朴씨는 밤새워 전문서적을 뒤적이며 이들 식물이 토종인지 귀화식물인지를 가려냈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비름도 알고보니 유럽산이더군요. "

그가 이번에 발간한 귀화식물도감 중 털여뀌.애기수영 등 86종은 朴씨가 혼자 분석한 것이고, 현재 국내에서 귀화식물로 확인되고 있는 2백40여종 중 1백30여종은 직접 이름을 지었다.

그는 "한 떨기 풀이라도 원산지를 정확히 밝히고 토종식물을 보호하는 노력을 후학들이 이어갔으면 한다" 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