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재 '합당 반기' 물밑 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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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와의 합당 불가능 상황' 을 조성하기 위해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가 다부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朴총재는 19일 국회 총재실로 자신을 찾아온 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에게 '중선거구제 관철에 미적대지 말라' 는 취지의 강력한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무엇보다 양당간 긴밀한 공조로 정치개혁 입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 선거구에 3명의 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연합공천이 가능해져 굳이 총선을 앞두고 2여(與)합당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朴총재는 20일엔 대구로 내려가 박철언(朴哲彦)부총재의 후원회에 참석한다. 'DJ(김대중 대통령)색깔' 이 짙은 합당엔 합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온 朴부총재는 요즘 TJ를 가까이에서 조언하는 인물.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의 18일 후원회에 '몸이 안 좋다' 는 이유로 불참한 TJ가 일부러 朴부총재 행사에 참석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朴부총재측은 "두분의 상황인식과 향후 행보는 거의 똑같다" 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TJ.朴부총재 중심의 영남권 독자 신당설이 나돌고 있다.

TJ의 국회 대표연설(21일)도 주목된다. 최재욱(崔在旭) 정무특보는 "자민련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게 될 것" 이라고 예고했다.

TJ가 역점을 두는 것은 11월 4일(춘천).15일(대전).26일(인천)등 연쇄적으로 잡아놓은 '신보수 대토론회' 일정.

자민련은 지난 9월 21일 서울에서 보수쪽의 대표적 인사들을 초청해 대규모 토론회를 연 바 있다. '朴총재는 전국을 직접 순회하며 '보수정체성 확립' '합당불가' 를 외칠 것이라고 한다.

전영기.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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