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지는 쓰레기 매립장 노른자위 땅은 아파트 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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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학교 부지는 쓰레기 매립장과 철길 옆, 노른자위 땅은 아파트 부지 - .

부산시와 부산시 도시개발공사가 대단위 택지를 개발하면서 결정한 방침이다.

부산시와 도시개발공사는 지난 90년부터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 1만5천가구 규모의 대단위 택지(화명2택지 개발사업지구.43만평)를 조성 중이다. 이 택지 안에 10곳의 초.중.고교가 들어설 땅은 철길에서 30~4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다. 이중 6곳은 87년까지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해오던 땅이다.

물론 철길과 매립장에서 멀리 떨어진 좋은 자리는 모두 아파트 부지로 배정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측은 "배정된 부지에 학교를 지을 수 없다" 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학교 위치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시는 90년 5월 "택지 중앙과 철길 반대편에 초등 5곳.중학 3곳.고교 2곳을 지을 테니 협조해 달라" 는 공문을 보내왔고 교육청도 흔쾌히 동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시와 도시개발공사가 91년부터 지난 8월까지 개발계획을 계속 바꾸면서 학교 부지를 쓰레기 매립장과 철길 옆으로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7차례나 "철길 옆 학교는 곤란하다" 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시개발공사는 지난 9월 14일 최종 공문에서 "교육청이 학교설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주면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 고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시교육청 안현문(安炫文.56)교육시설과장은 "학교 부지를 당초 계획대로 택지 중앙과 철길 반대편으로 정하든지, 사정상 쓰레기 매립장과 철길 옆 부지를 내주려면 무상으로 공급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도시개발공사 유영식(柳永植.54)토목1팀장은 "상업용지와 공공용지 일부만 남아 있다" 며 "철길 옆 학교에는 20m 완충녹지와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쓰레기 매립장은 충분히 다지고 가스를 완전히 제거한 뒤 학교를 세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고 덧붙였다.

화명2택지 개발사업지구는 땅을 매입한 건설업자들이 지난 9월부터 아파트 분양을 시작, 2002년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부산시 도시개발공사는 아파트 부지는 평당 2백30만원에 분양했으며 학교 등 공공용지는 이보다 10% 정도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아직 공사측과 부지 구입계약은 하지 않았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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