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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중앙독서감상문 입상자 수상소감] 개인 최우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내 최고 권위의 '제26회 중앙독서감상문' 입상자가 결정됐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영풍문고 주관,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열린 올해 행사에는 ▶초등학교부 2만2천7백12편 ▶중.고등부 2만1천7백34편 ▶대학.일반부 1만7천9백22편 등 모두 6만2천3백68편이 응모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단체부문에는69개교가 참가했다. 올해 행사의 최종심사는 홍기삼.정규웅.조장희씨 3명이 맡았다. 시상식은 28일 오후 2시 중앙일보 로비1층 세미나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 대학.일반 박이정(서울 대치동)

팔뚝크기의 영어떼가 맑은 물살을 헤치며 거슬러 오르는 꿈을 꾸었다. 시대의 강에서 지느러미를 곧추세우며 산란의 장소까지 오르는 이 땅의 많은 작가들. 그 산란된 주홍빛 언어들을 읽을 수 있는 나는 작은 행복을 느낀다.

특히, 읽는 내내 기쁨을 주고도 모자라서 상까지 안겨준 신경림 시인의 이 책은 굳어가는 내 정수리에 작은 파장을 일으켰다.

내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겁고 신명나게 읽는다는 것 외에 그것은 의식의 흔들림이고 깨어짐에 덧붙인 약간의 괴로움이다.

왜냐하면 책읽기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작가가 산고를 겪으며 낳은 그 무수한 언어들을 나의 눈과 영혼을 통해 그 알에서 깨어나오게 해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때야 비로소 막 태어난 언어들이 하나둘씩 눈을 달고 내 안에서 성장해 가는 것 아닌가.좋은 책을 바로 읽는다는 것은 힘든 노동임에 틀림없다.

그 노동 뒤에 달라져 오는 세상은, 세상이 변해서라기 보다는 이미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언어들이 또 다른 무늬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리라. 장대비 내린 날 아침 달라보이는 집앞의 풍경처럼 온 마음을 열고 맞아들인 아름다운 글로 인해 또 다른 감동을 맛본다. 나는 지금 이런 언어의 무늬를 그리고 있다.

*** 중.고등부 김은지(부산 상당중2)

길고 지루한 비와 함께 끝난 방학을 마치고 쓴 한 편의 독후감이 기쁨으로 다가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마지막 중간고사를 마치고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 터덜터덜 집으로 오니 신바람 나는 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어머니가 소식을 전해줄 때는 믿기지 않아서 '정말, 정말□' 하고 자꾸만 물었다. 어머니도 마치 농담처럼 빙글빙글거리며 '그래, 그렇다니까' 하셔서 더욱 아리송했다.

진짜라는 동생의 말에 마음이 조금 들뜨고 설레었다. 얼음을 오도독 씹어먹었다.

그리고 어깨를 펴고 심호흡을 했다. 책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가져온 이 결과는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 같았다.

책 읽기는 좋은데 독후감을 쓰는 것은 싫다는 생각이 내 마음 속에도 늘 숨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글에 대한 두려움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의 감동을 글로 표현하는데 있어 자신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학창시절에 황금 같은 책을 읽고 스스로 의미부여를 다시하는 일보더 더 가치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이런 제도를 마련해 준 중앙일보와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내 아들 딸들에게 아버지가 쓴다' 를 사서 건네며 읽기를 은근히 재촉하던 아버지께도….

*** 초등부 이미리내(인천 갈산초등6)

처음에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랐다. 사실 난 독서 감상문을 보내고 난 후부터 까맣게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낼 때는 상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거라는 생각에 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최우수상을 받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다. 내가 쓴 글 말고도 좋은 글이 많이 나왔을 텐데 내 작품이 뽑혔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해서 여러 종류의 책을 꾸준히 읽어왔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항상 그 느낌을 글로 정리해 보기도 하였다.

꾸준히 글쓰기를 해 온 것이 이런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항상 책을 읽고 교훈과 감동을 받지만 '너도 하늘말나리야' 는 내 또래 이야기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욱 더 재미있고 감동읽게 읽었다.

이런 좋은 동화를 써 주신 작가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항상 책을 가까이 하게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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