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듣는 '엘리노어 릭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0면

60년대 밴드 비틀스의 구식 사운드가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90년대 첨단 음악으로 변신했다.

최근 화제를 뿌리며 발매된 비틀스의 새음반 '옐로우 서브마린-송트랙' 은 '엘리노어 릭비' '노웨어 맨' 등 65년과 67년 사이 비틀스의 대표곡 15곡을 새롭게 믹싱해 입체감 넘치는 현대 음악으로 바꿔놓았다.

주름살 가득한 노인을 생기넘치는 젊은이로 변신시킨 것에 비견될 이같은 괄목할 만한 녹음은 오리지널 곡에서 멤버들의 목소리, 악기반주, 코러스 등을 각각 분리시켜 새롭게 믹싱을 하고 24비트의 촘촘한 디지털 망에 걸러 음질상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첨단기술 덕에 가능했다.

현악기 연주가 인상적인 '엘리노어 릭비(66년 앨범 '리볼버' 수록곡)' 의 경우 원곡은 한 곡당 4트랙밖에 쓸수 없었던 60년대 녹음 기술의 한계때문에 한 쪽 트랙에 현악8중주 반주를 넣고 또다른 트랙에 폴 매카트니의 보컬을 고정시켜 놓았다.

그래서 사운드 맛이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옐로우 서브마린' 에 수록된 것은 폴 매카트니의 보컬이 중앙에 위치한 가운데 현악8중주가 스테레오로 좌우에 분리 배치돼 입체적이고 명쾌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잡음도 LP시절에 비해 거의 발견되지않고 트랙수의 한계때문에 볼륨을 낮춰 녹음해야했던 베이스 등 반주악기의 소리도 한층 크게 들린다.

한국비틀스클럽연합 장석원 간사는 "비틀스 팬이라면 원곡과의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는 경이로운 음반" 이라며 "수록곡들은 비틀스가 10대의 우상에서 아티스트(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명곡들이어서 구성면에서도 훌륭한 음반" 이라 평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