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책] '소프트 곰바우' 광고 4탄 게재놓고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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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내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 얼마전 건장한 남자들이 알몸으로 모여앉아 술잔을 들이키는 인쇄매체광고로 화제를 모았던 보해양조 '소프트 곰바우' 소주 광고를 만든 광고회사 (금강기획)가 고민에 빠졌다.

최근 시리즈 4탄으로 여성들이 누드로 등장 (?) 하는 광고를 만들었기 때문. 이번 경우엔 성 (性) 의 상품화 등 세간의 여론이 남자누드 모델 때와는 전혀 다른 파장과 논란이 일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광고 개제 여부를 놓고 망설이고 있는 것.

이번엔 4명의 여자가 나란히 옷을 벗어놓고 포장마차에 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 옆으로 방범 대원과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놀란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본다는 것이 광고의 주요 내용.

특히 방범대원으로 분한 모델은 제작을 책임진 금강기획의 송홍경 부국장 (41) 이 직접 출연, 눈길을 끌었다.

여성들이 벗는 인상을 주는 광고인 만큼 촬영과정 내내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졌다.

촬영 장소는 서울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문 주변. 외부에서 어렵사리 포장마차를 직접 공수해와 늦은 밤부터 진행된 촬영 도중 인근 아파트 단지의 시민이 '공원내 포장마차 불법 운영' 을 구청에 신고하는 바람에 촬영도중 구청 직원이 현장에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또 주변을 지나치다 촬영에 눈길을 빼앗긴 오토바이 운전자가 접촉사고를 내는 등의 '인명피해' 도 발생했다고 금강측은 전했다.

제작진은 "여자 모델들은 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가슴위 부위까지 정도만 내리고 촬영했을 뿐 결코 치부 등이 드러난 누드광고가 아니며 '순수로 돌아가자' 는 광고 컨셉에 맞춘 것일 뿐 결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다" 고 강변했다.

현재 보해측도 이 광고의 게재 여부를 놓고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 회사측으로선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들어온 6만5천 여명의 접수 건수중 광고게재 찬성의견이 85%를 넘고 있다고는 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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