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g 모래주머니단 여인시체 7시간만에 물위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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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육중한 모래주머니가 매달린 채 수장된 시체가 수시간만에 물 위로 떠오르는 바람에 경찰이 살인용의자를 곧바로 붙잡았다.

13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마포대교 남단 세번째 교각 아래에서 尹모 (26.여.회사원) 씨가 숨진 채 강물 위에 떠 있는 것을 한강순찰대원 權모 (42) 씨가 발견했다.

신장이 1백60㎝ 가량에 마른 체구인 尹씨는 등에 15㎏정도의 소방용 모래주머니가 든 배낭을 짊어지고 있었다.

경찰은 당초 尹씨의 몸에 상처가 없는 것으로 미뤄 모래주머니를 짊어지고 강물로 뛰어든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몇몇 경찰관들이 "어떻게 모래주머니를 짊어진 시체가 부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물 위로 떠오를 수 있느냐" 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급기야 "통상 억울한 죽음인 경우에 시체가 쉽게 발견된다" 는 경험론까지 제기되자 경찰은 尹씨의 가족과 친구를 불러 수사를 시작했다.

조사가 착수된 지 서너시간만에 "만나달라" 며 尹씨를 괴롭혀 왔던 鄭모 (26.무직) 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4일 鄭씨를 연행, "다른 사람을 사귄다는 말에 화가 나 목을 졸랐고 모래주머니를 배낭에 넣어 강으로 밀어넣었다" 는 자백을 받았다.

尹씨가 숨진 시간은 발견 7시간 전이었다.

담당 경찰관은 "서해 만조 (滿潮) 로 밑바닥 강물이 역류, 소용돌이가 일어나 시체를 밀어올렸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통상 물에 빠진 시체는 이틀 후에나 떠오르는데 모래주머니까지 매달고서 어떻게 이처럼 빨리 발견됐는지 납득이 안된다" 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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