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생 비교과 경시대회 수상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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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중엔 외고생이 많다. 비결이 뭘까? 2009 KEDI 영재청소년학술대회에서 우수청소년학자상을 수상한 김종훈(18·대일외고 3)군과 서울시 글로벌리더양성프로그램 UCC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연보라(17·명덕외고 2)양, KDI 경제한마당에서 장려상을 받은 위현희(17·김포외고 2)군이 비교과 경시대회 수상 노하우를 공개했다.


①찾기: 입시·관심사 충족하는 대회 고르기
“어떤 대회가 개최되면 학교가 제일 먼저 알려줘요. 복도와 교실 게시판 곳곳에 홍보 포스터가 붙고, 조회 시간에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다시 전달받고요. 한 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4번 이상 전달받은 적도 있어요.”연양의 설명이다.

이들은 “어떤 대회가 있는지 거의 100% 학교를 통해 알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별다른 준비없이 수상한 경우도 있다. 김군은 담임교사에게 청소년학술대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듣고 미리 완성해 둔 논문을 보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러 대회들의 정보를 수집했다면 나갈 대회를 선별할 차례. 연양은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대회 주제에 세계기후변화와 탄소배출권 사업조사가 포함돼 있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위군은 “학교가 알려주는 모든 대회에 참가할 순 없다”며 “입시와 나만의 관심사를 둘다 만족할 수 있는 대회를 하나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준비 :학교·교사 도움 최대한 활용
위군은 “대회 참여의사를 밝힌 뒤, 방과후 학습 특강을 경제과목으로 바꿔 선생님과 함께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외부강사가 아닌 학교교사가 직접 대회를 분석하고, 경제 분야 추천도서를 골라줬다.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논술문을 쓰고, 대회에 영어지문이 나온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전자화폐를 설명한 텝스지문도 공부했다.

김군은 학교가 논문 마무리부터 발표연습까지 도와줬다. “방과후 학술동아리 회원 140명 앞에서 논문발표시간을 가졌어요. 대회에 논문을 제출하기 전 다시한번 전체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유용했던 것 같아요.”

최종본을 제출하기 전 여러 선생님이 번갈아가며 논문을 검토하고 세부사항의 교정을 봐줬다. 좀더 완전한 형식을 갖출 수 있도록 논문 형태의 제본도 해줬다.

③활용: 20개월간 한우물, 수상으로 이어져
하지만 결국 수상은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 김군은 ‘TV뉴스가 대중의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 주제의 논문을 지난해 봄부터 약 20개월동안 준비했다. 고 2때 여름방학부터는 꼬박 1년간 매일 저녁 방송 3사의 뉴스를 정치·경제·사회·문화 섹션별로 나눴다.

김군은 “유형별로 나눈 주제를 다시 긍정적·부정적·중립적 성격으로 분류하다 보면 3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었다”며 “6개월치 자료가 쌓이자 실적물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양은 “UCC를 만드는 데 2주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며 “콘티를 하나하나 짜고 인기가요를 개사해 춤도 추면서 주제를 최대한 살리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말했다. 연양은 “대회 작품제출 기한을 안 지키는 등 불성실한 참가팀이 의외로 많다”며 “경시대회는 성실하게 주제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수상할 확률이 높으니, 시간을 투자해 제대로 도전해 볼 것”을 당부했다.

[사진설명]
비교과 경시대회 수상자들은 “경시대회 참여경험은 입학사정관 전형 같은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위현희군과 연보라양, 김종훈군.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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