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앞둔 복지시설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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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추석을 앞둔 양로원.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온정의 손길이 뚝 끊겼다.

오갈 곳 없는 노인 84명이 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 '희망의 집' 은 추석을 앞두고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매년 이맘 때면 찾아오던 위문단도 전달되던 성금.물품도 올해엔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희망의 집 조국남 (趙國男.45) 총무는 "경제난이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추석 3주 전부터 하루 3명씩 다녀갔으나 올해엔 한명도 없다" 고 말했다.

趙총무는 "경제난이 2년째 계속되면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는 정신적인 여유가 더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면서 "어려울 때 일수록 그늘진 곳에서 외로움에 시달리는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신일양로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창준 (吳昌埈.34) 총무는 "지난해에는 직장.각종 단체 등 3~4군데에서 음식을 해와 노인들을 즐겁게 해줬지만 올해는 뚝 끊겼다.

" 며 안타까워 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2건의 위문품이 들어온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호성보육원 (원장 羅素良.33) 은 올 추석에는 아직까지 방문 예약전화 한 통 받지 못한 형편이다.

보육원 관계자는 "추석을 임박해 기관이나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하는 정도에 그칠 것" 으로 예상했다.

서형식.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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