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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뤘던 해외 생산기지 착공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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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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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금융위기로 착공을 연기했던 브라질 공장을 내년 초 다시 착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에 2011년까지 총 6억 달러를 투입해 연산 1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상파울루 주정부와 공장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일부 위약금을 내고 착공을 1년 이상 연기했었다.

브라질 공장에서는 바이오에탄올과 가솔린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i20 등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한다.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증설에 나서 총 20만 대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달 초 브라질법인(HMMB)을 신설하고 김성배 상무를 법인장으로 발령했다. 또 브라질 현지에서 대관 및 인사·기획 업무 등을 담당할 팀장도 잇따라 임명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와 관련 부품업체도 함께 진출했다.

현대차 글로벌영업본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회복으로 내년 상반기 자동차 수요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다시 착공하기로 결정됐다”며 “브라질은 브릭스(BRICs) 국가 중 중국과 함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는 2011년이면 국내 310만 대, 해외 330만 대 등 총 640만 대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글로벌 톱5’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해외공장은 중국(110만 대), 미국(60만 대), 유럽(60만 대), 인도(60만 대), 터키(20만 대), 러시아(10만 대), 브라질(10만 대) 등이다. 이때 현대·기아차보다 생산규모가 큰 업체는 도요타·GM·폴크스바겐·르노-닛산이 예상된다. 포드는 현대·기아차와 5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해외 공장에서는 현대·기아의 글로벌 플랫폼(동력장치와 차체)으로 개발된 차량을 현지 시장에 맞게 교차 생산한다. 이미 현대차 체코 공장에서 기아차의 미니밴 ‘밴가’를 생산하고 있다.

상파울루주는 항만과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이 양호해 폴크스바겐·도요타·혼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피라시카바시는 상파울루시에서 북서쪽으로 157㎞ 떨어져 있는 외곽 지역이지만 자동차 공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11억6000만 달러, GM·포드가 각각 10억 달러, 피아트가 14억 달러, 르노가 3억 유로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태진 기자

◆브라질 자동차 시장=올해 내수가 240만 대 정도로 중남미 최대 시장(전체의 60% 점유)이다. 이중 소형차가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한다. 2013년에는 연간 3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하지만 수입차에 대해선 35%의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빅3는 1980년대부터 진출했다. GM·포드·르노·피아트 등도 공장이 있다. 현대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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