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령터널 입구 산사태…달리던 차량들 매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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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0일 오전 11시50분쯤 부산시 남구 대연3동 황령터널에서 3백m쯤 떨어진 도시고속도로 진입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 수천t의 흙더미가 무너져내리면서 차량과 도로를 덮쳤다.

구조대는 오후 5시15분쯤 흙더미 속에서 숨진 權영민 상병 (군수사령부 수송대소속.21) 과 찌그러진 엑센트 승용차를 발굴했다.

구조대와 경찰은 "차량 4~5대가 흙더미 속에 묻혀 있다" 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발굴이 이뤄지면 사망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산사태로 흙더미가 도시고속도로 진입 램프를 덮치면서 진입램프 입구 부분 1백m 가량이 두동강났다.

흙더미는 터널 입구 도로 6차선을 작은 산처럼 완전히 뒤덮어 부산시 남구 대연동과 부산진구 전포동을 잇는 황령터널의 차량통행이 완전 두절됐다.

엘란트라 승용차를 타고 사고현장을 지나던 이동희 (76).최정식 (71.여) 씨 부부와 아들 이원대 (40) 씨 등 일가족 3명은 무너져내리는 흙더미에 묻혔으나 극적으로 탈출, 인근 춘해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6~8시까지 2시간 동안 80㎜의 폭우가 쏟아져 도로 옆 경사면의 흙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절개지 관리를 잘못한 것이다.

사고 현장 인근의 동원 카프라자 주인 安덕기 (35.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씨는 "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야산이 무너져내려 일시에 6차선 도로를 덮쳤다" 며 "사고 당시 황령산 터널쪽으로 차량 여러대가 진입 중이었다" 고 말했다.

사고가 난 황령터널 옆 절개지는 지난 96년 황령터널 개통 당시 도로를 조성하면서 생겼고 경사가 급했으나 1차적인 산사태 방지 조치만 돼 있었다.

부산 = 정용백.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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