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출신 농군 이종우씨 인터넷 쌀가게 개설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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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4월 1일자로 인터넷에 '해드림' 이란 쌀가게 (http://www.ssal.co.kr) 를 개설한 이종우 (李鍾祐.45.충남 천안시 성환읍) 씨는 요즘 밤새워 일을 해도 피곤하지가 않다.

6만여평에 지은 쌀농사가 드물게 대풍인데다, 부업으로 시작한 쌀장사가 갈수록 번창하기 때문이다.

개설 첫달인 지난 4월 5백만원에 불과했던 한달 매상이 7월 1천7백만원, 8월엔 2천만원을 넘어섰다.

두평 남짓한 자신의 시골집 안방에서 컴퓨터 한대로 시작한 쌀장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매출이 늘었고 李씨의 홈페이지엔 소비자 등이 보낸 감사 편지 1백50여건이 넘쳐난다.

학사 출신 농군인 李씨의 쌀장사 기법은 독특하다.

상인과 소비자가 접촉하지 않아 생길 수도 있는 '사이버 마켓' 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 신뢰 확보' 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자신이 생산한 것은 물론이고 농민들로부터 사들이는 상품 (벼) 은 최고급인 추청 (秋晴) 으로 지정했다.

또 미리 도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반 쌀가게와는 달리 '선 (先) 주문, 후 (後) 도정' 방식을 채택한다.

쌀의 신선도가 높아 밥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도정작업은 李씨가 인터넷이나 수신자 비용부담 전화 (080 - 582 - 3333) 로 매일 밤 12시까지 주문받은 뒤 시작된다.

10㎏ 또는 20㎏ 단위로 포장된 쌀은 특송계약을 한 운송업체가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포장지도 일반 쌀포장지 (개당 2백원.20㎏ 기준) 보다 두배 이상 (5백원) 비싸고 질긴 특수 포장지를 사용한다.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기간은 전국 어디서나 이틀 이내. 李씨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정부지원이 없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이 가게를 확대할 계획" 이라며 "조만간 동생과 함께 배 (梨)가게도 낼 생각" 이라고 말했다.

천안 =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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