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벼멸구 제트기류 타고 한반도 건너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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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봄철 불청객인 황사 (黃砂) 와 마찬가지로 가을철 수확기에 벼에 큰 피해를 주는 벼멸구도 제트기류를 타고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열리는 기상청 주최 '수치예보자료 이용 워크숍' 에서 '벼멸구의 비래 (飛來) 예측' 을 주제로 발표를 하는 농업과학기술원 엄기백 (嚴基白) 박사에 따르면 벼멸구는 매년 베트남지역에서 알에서 깨어나 제트기류를 타고 2~3월 중국 광둥 (廣東).푸젠 (福建) 성을 거쳐 6~9월 한반도에 도착한다.

嚴박사는 "벼멸구는 추위에 약해 토종은 단 한마리도 없고 모두가 따뜻한 남쪽에서 올라온다" 고 말했다.

크기 2~5㎜로 벼 줄기 속에서 액즙을 빨아먹으며 벼를 말라죽게 만드는 해충인 벼멸구는 중국 남부지방의 논에서 머무르다 바람을 타고 올라가는데 이때 하층 제트기류를 만나면 36시간 만에 한반도에 도달한다.

일본의 경우 지난 86년 중국 남부지방의 벼멸구 5백만마리에 형광색과 붉은색 색소를 뿌린 뒤 일부가 일본까지 날아온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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