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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석현준, 네덜란드 아약스팀 깜짝 입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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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어느 날 훈련장에 베르캄프가 오더라고요. 그를 보고 반드시 테스트를 통과해야겠다 마음먹었죠.”

네덜란드 프로축구 명문 아약스 암스테르담에 입단한 석현준(18·신갈고·사진) 얘기다. 지난달 10일부터 아약스 리저브팀에서 훈련한 석현준은 3주간의 테스트 끝에 마틴 욜 아약스 감독의 ‘OK’ 사인을 받고 이달 초 계약서에 사인했다.

아약스 홈페이지는 8일(한국시간) “석현준과 서명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6개월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석현준은 허정무·노정윤·송종국·이영표·박지성·김남일·이천수에 이어 네덜란드에서 뛰는 여덟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석현준의 아약스 입단 과정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석현준은 지난달 9일 에이전트인 JH매니지먼트 박진호 실장과 함께 무작정 아약스 구단을 방문해 테스트를 요청했다. 때마침 자리에 있던 욜 감독은 1m90cm에 84㎏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석현준을 보고 흔쾌히 “기회를 주겠다”고 답했다.

리저브팀에서 석현준은 두 차례 공식 경기에 나서 두 골을 넣었다. 득점 장면도 좋았지만 많은 활동량과 수비 가담이 인상적이었다. 박 실장은 “욜 감독이 골 결정력과 함께 팀에 융화되려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한국으로 돌아온 석현준은 현재 용인축구센터에서 훈련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아약스에는 내년 1월 합류할 예정이다.

석현준은 “존경하는 베르캄프를 보고 아약스 유니폼을 꼭 입고 싶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 베르캄프에게 볼 터치와 위치 선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약스 출신 베르캄프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위로 이끈 공격수로 현재 아약스 유소년팀을 지도하고 있다.

석현준은 “최종 목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는 것이다. 아약스를 발판 삼아 꼭 첼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충주 교현초 2학년 때 축구와 인연을 맺은 석현준은 백암중을 거쳐 신갈고에서 활약하고 있다. 뛰어난 체격 조건과 100m를 11초대에 뛰는 빠른 발, 장신임에도 유연한 기술을 갖춰 15세, 17세 대표팀을 거쳐 현재 18세 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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