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천 꿈같은 '대역전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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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후반 44분이 흘렀을 때 스코어는 2 - 4. 지난 28일 저녁 안양종합운동장에 모인 관중들은 누구도 홈팀 안양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바로 그때 부천의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후반 45분 이원식이 한 골을 따라붙은 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후반 49분 김기동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연장 전반 11분 수비수를 등진 곽경근이 돌아서며 날린 중거리슛이 안양 골네트를 흔들자 안양 조광래 감독은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천이 무려 9골을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안양을 5 - 4로 물리치고 프로축구 정규리그 바이코리아컵 2위를 지켰다.

부천 조윤환 감독은 이날 윤정환.윤정춘.김기남 등 핵심 미드필더가 빠진 상황에서 전반 꺽다리 박성철 (1m90㎝).이태홍 (1m88㎝).곽경근 (1m85㎝) 을 전방에 내세우는 4 - 3 - 3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드 플레이를 생략하고 세 장신의 머리를 겨낭한 포스트플레이를 주문한 것이다. 이 작전은 기막히게 맞아들어가 박성철은 자신의 시즌 1, 2호 골을 모두 헤딩으로 잡아냈다.

후반에는 이들 대신 발 빠르고 개인기 좋은 이원식.전경준을 투입했고 이원식이 1골, 전경준이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포항은 홈에서 전북을 맞아 이동국의 결승골로 2 - 1 승리를 거뒀다. 30일 올림픽대표팀에 복귀하는 이동국은 팀에 확실한 선물을 안기고 홀가분하게 떠나게 됐고 고정운은 정규리그 9호골을 넣었다.

울산은 대구로 옮겨 치러진 홈경기에서 대전에 고전 끝에 2 - 1로 역전승했다. 빅토르와 정정수는 나란히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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