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신창원 티셔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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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사회 이목을 집중시켰던 탈주범 신창원이 검거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창원에 대해 '의적' 이니 '자선사업가' 니 하는 등의 표현도 이젠 들리지 않는다.

그동안의 범죄행각이 자명한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전 일반의류매장에 갔다가 그가 검거될 당시 입었던 티셔츠가 진열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신창원 티셔츠' 라고 쓰인 상표를 보았다.

나는 이것을 보고 어떻게든 소비자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얄팍한 상혼에 씁쓸한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 뇌리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범죄자가 입었던 의상이 어떻게 소비자를 유혹시키는 상품으로 변할 수 있는가.

어떻게 범죄자의 이름이 상표명이 될 수 있는지, 또 일반 소비자가 그 옷을 입고 무엇을 느끼란 말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직도 신창원을 영웅시하는 풍토가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그로 인해 피해를 보았던 사람들이 이를 본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

김구환 <충남 서천군 장항읍 신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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