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12월 이라크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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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바그다드 = 연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얼굴)가 오는 12월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만난다.

교황이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64년 바오로 6세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성서 속 성지 (聖地) 순례의 일환이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라파엘 비다위드 주교는 26일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12월 2~5일 사이에 교황의 이라크 방문이 이뤄질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바티칸은 교황이 항공편으로 이라크를 방문할 수 있도록 유엔과 접촉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라크는 지난 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유엔으로부터 항공기 운항 금지조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방문계획에 대한 서방의 반응은 곱지 않다.

교황의 방문이 자칫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미국과 서방의 이라크 공습과 경제제재를 줄곧 비판해왔다.

지난 1월 멕시코 방문 때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 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황은 지난 94년에도 중동 순례를 계획했다가 정치적 갈등으로 포기한 바 있다.

한편 교황은 이에 앞서 11월 5~8일에는 인도를 방문, 아시아 주교 집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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