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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산책] 스타 모델들의 CF 찍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광고에서 모델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 .모델의 인기와 이미지는 제품의 인지도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광고회사들이 모델에 들이는 공은 상상외로 크다.

요행히 찰떡궁합처럼 호흡이 맞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광고 (CF) 도 있지만 대부분 모델과 스뎁간에 밀고 당기는 신경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보통.

특히 잘 나가는 모델들의 경우 이미지 관리차원에서 특정제품의 광고 출연은 고사하거나 아니면 CF감독을 지명하는등 보통 까탈스러운 것이 아니어서 스뎁들의 애를 태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10년 넘게 'CF요정' 으로 맹활약 중인 탤런트 최진실은 제품을 직접 시연한다던가 신혼부부 이상의 '나이 든' 역할은 사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도 최진실은 고추장 메이커 참그루 광고 (LG 애드)에 출연했지만 손에 고추장 하나 안묻히고 연기력으로 맛을 표현했다.

원래 대본에는 손가락으로 고추장을 찍어서 먹는 장면과 고추장 찌개를 떠먹는 장면이 있었으나 웃고 얘기하는 모습으로 콘티를 수정하느라 곤욕을 치뤘다고.

시나리오를 고르는데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화배우 한석규는 광고제품 또한 엄격히 가리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정보통신이나 커피광고 등 현대적이고 우아한 광고를 선호하는 반면, 아무리 많은 출연료를 제시해도 어수선해 보이는 제품의 CF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CF감독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탤런트 고소영.김희선 등이 바로 그 부류. 이들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자신들을 예쁘게 찍어줄 감독이 누군지 관심이 지극해 때로는 아예 감독을 지명까지 한다고.

역시 코믹 과장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영화배우 박중훈은 최근 빙그레 왕라면 광고에 출연하면서 코믹배우 탈피를 선언, 너무 '얌전히' 광고를 찍는 바람에 제작진을 긴장시켰다는 후문. 그러나 자신들이 만든 금기를 스스로 깨는 신선한 경우도 적지 않다.

'산소같은 여자' 라는 닉네임답게 깔끔한 탤런트 이영애는 광고때마다 특유의 단발머리와 치마만을 고집하던 관행을 웅진 코웨이정수기 광고에선 떨쳐 버린 것. 이영애는 이 광고에서 가정마다 방문하는 정수기를 점검해주는, 수수한 정수기 관리전문가 의상을 선뜻 승낙해 제작진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또 미혼여성 연예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육아용품.임산부를 연상하는 역할은 꺼리는 것이 통례지만 탤런트 이민영은 현대자동차 베르나 광고에서 탤런트 김상중과 부부로 등장, 보기 드물게 결혼.임신.엄마 등 '여자의 일생' 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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