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신고 김영군씨 형사로 특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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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평소에 선망했던 경찰관의 꿈이 이뤄진 만큼 '시민의 지팡이' 역할을 성실하게 해내겠습니다. "

치밀한 판단력으로 탈옥수 신창원 (申昌源) 을 알아보고 신고, 검거하게 만든 김영군 (金永君.29.광주시 산수동) 씨가 25일 전남경찰청에 순경으로 특채돼 광주 동부경찰서 형사계에 배치됐다.

그는 "경찰관이 돼 적극적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 는 생각에서 경찰측에 자신의 희망을 전했었다.

키 1백80㎝의 건장한 체격에 태권도 2단의 실력인 金씨는 정보사 복무 경력도 갖춰 경찰관으로서 제격이라는 평을 듣고 특채됐다.

金씨는 "申 신고 이후 마음 고생이 많았다" 고 털어놨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숨어지내다시피 했다.

언론엔 가명 '김영근' 을 쓰도록 요청했고 사진 촬영도 막았다.

申 주변 인물들의 보복이 두려워서다.

그래서 金씨의 본명과 얼굴은 이날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金씨는 "경찰로서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모든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게 돼 기쁘다" 고 말했다.

그는 사설 경호원 등을 거쳐 가스제품 수리점 직원으로 일하던 중 지난달 16일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申을 발견, 신고했다.

지난해 말 결혼한 金씨는 "곧 태어날 아기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 며 각오를 다졌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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