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1년] "시큰둥하던 주민들 지금은 봉사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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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타트 경기도 안산 마을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넘었다.

처음엔 막막하기만 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이들을 보통 아이들과 동일한 출발점에 서게 할 수 있는지 나는 매일 자신에게 '어떻게'란 질문을 던지고 고민했다. 마을 아이들을 위한 시설도 턱없이 부족했다. 위 스타트 마을 지정을 원하지 않는 지역 주민도 적지 않았다. 일부에선 지정이 되면 가난한 마을로 낙인찍혀 주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시각까지 있었다.

초기에는 주민에게 위 스타트 운동의 취지를 알리러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통장.부녀회장.아파트관리소장.주민자치위원.교사 등 숱한 사람을 만났다. 상당수 주민의 시큰둥한 반응에 가슴앓이도 많이 했다.

하지만 공부방 교사.보육센터 교사와 자원봉사자 등 고민을 같이 해줄 가족이 점차 늘어나면서, 그리고 나날이 밝아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샘솟기 시작했다. 어린이를 위한 시설도 하나 둘 생겼다. 위 스타트 센터도 개소했고 방과 후 공부방과 보육센터가 만들어졌다.

처음엔 배타적이었던 주민도 이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마을 아이들의 건강검진 행사 때에는 주민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관내 병원과 의사회, 기업과 관련 단체 등도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어온다.

위 스타트 운동은 어린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지역 내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런 아동복지모델이 자생력을 가지고 오래 살아남는다.

◆ 특별취재팀=하지윤.이재훈.최상연.이원진 기자, 사진=김춘식.김상선.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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