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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밤 U-20 월드컵 8강전서 가나와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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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가나의 수비수 사무엘 인쿰(위)이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측면 돌파를 하고 있다. 가나는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에 막강 공격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카이로 AFP=연합뉴스]

홍명보호가 4강 길목에서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이집트에서 열리고 있는 U-20 청소년 월드컵 4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8강전(9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상대가 가나로 확정됐다. 가나는 7일 남아공과의 16강전에서 연장전에 터진 결승골로 2-1 승리를 따냈다. 가나는 지난 1월 아프리카 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한 강호다.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별 가나=나이지리아·카메룬이 아프리카 축구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시대다. 가나는 마이클 에시엔(첼시)·설리 문타리(인테르 밀란) 등 한국 축구팬의 귀에 익은 스타들의 활약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성인 대표팀의 뒤를 받치는 청소년 대표팀도 수준급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이 돋보이는 가나는 막강 공격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도미니크 아디야(프레드릭슈타트)-란스포드 오세이(트벤테)로 짜여진 투톱은 스피드와 결정력이 뛰어나다. 4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아디야는 패싱 능력도 뛰어난 요주의 대상이다. 오세이도 3골을 넣었다. 둘 모두 1m72㎝의 단신이지만 개인기가 좋아 일대일에 강하다. 측면 미드필더 안드레 아예우(아를)도 2골을 기록 중이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는 공격력이 강하고 공격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다. 스피드도 좋다. 한마디로 저돌적인 팀이다. (조별리그에서 상대한) 카메룬보다 키는 작지만 몸이 단단하고 힘이 좋다”고 경계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살린 역습이 가나의 전매특허다. 공간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은 우리 안의 자만심”=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다. 한국은 가나보다 하루 먼저 8강행을 확정해 휴식 시간을 벌었다. 경기가 열릴 수에즈 무바라크 경기장에 대한 적응도 마쳤다. 한국이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이곳에서 치렀지만 가나는 처음이다. 홍 감독은 “잔디 적응이 우리에겐 가장 큰 장점이다. 푹신푹신한 잔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나의 주전 선수 이탈도 우리에겐 호재다. 한국은 김보경(홍익대)이 경고 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하는 반면, 가나는 오른쪽 미드필더 아베이쿠 콴사(니스)와 공격수 오포쿠 아게망(알 와다)이 각각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출전할 수 없다.

공격에 비해 엉성한 가나의 수비 라인은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양쪽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잦아 이를 역이용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홍명보팀이 보여준 측면 공격은 주요 득점 루트로 자리 잡았다. 16강전 상대 파라과이의 아드리안 코리아 감독이 “한국의 측면 공격에 압도당했다”며 완패를 시인했을 정도였다. 홍 감독은 “우리는 어려울 때 더 강했다. 카메룬과 독일·미국전을 거치면서 우리가 강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적은 우리 안에 있는 자만심이다. 겸손하게 경기를 기다려야 한다”며 차분히 가나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변의 연속이다. 코스타리카는 개최국 이집트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유럽의 복병 헝가리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체코를 따돌렸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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