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만기됐는데 못갚은 빚 2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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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우그룹이 만기가 돌아와도 결제를 하지 못하는 어음.회사채.기업어음 (CP) 등 채무총액이 지난 20일 현재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대우 건설부문 하도급 업체들도 공사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할인받지 못해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공동결의에 따라 만기도래 채무를 연장해 주고 있으나 연기금.일반 법인.개인들은 대우 계열사 회사채나 CP의 만기가 되면 즉시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 물건대금으로 나간 진성어음도 속속 만기가 되고 있으나 대우 계열사들에 자금이 마련돼 있지 않아 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도도 아니고 교환도 아닌 '교환 미결제' 라는 새 용어가 생겼다" 며 "워크아웃처럼 연기금.법인 등의 채무까지 동결하는 식의 조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건설 하도급 업체들의 자금난과 관련, 대한전문건설협회는 ㈜대우 건설부문으로부터 직접 하도급을 받은 1천여 전문 건설업체와 중장비 및 자재를 납품하는 1만여곳의 2차 하도급 업체까지 연쇄부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채권단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측에 따르면 ㈜대우 건설부문이 지난해 공사를 집행한 금액은 모두 3조4천억원으로 이중 전문 건설업체들이 받아야 할 공사비는 1조2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대우가 발행한 만기 도래 어음에 대해 결제해주지 않고 있으며, 사채시장에서도 대우 발행 어음금리가 평소의 3배를 웃도는 월 7%까지 치솟고 있어 할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23일로 예정됐던 채권단의 대우증권 인수와 경영진 교체는 대우그룹측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데다 김우중 (金宇中) 회장의 해외출장으로 결재받기가 어려워 일단 연기됐다.

이영렬.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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