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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 청문회] 드러난 고관부인 나들이 행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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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배정숙씨의 증언 속에서 고관 부인들의 특별한 행태도 드러났다.

그의 증언엔 연정희. 이형자. 이은혜 (김정길 당시 행자부장관 부인). 전옥경 (작가). 김아미 (천용택 당시 국방부장관 부인) 씨 등이 나온다.

이들은 강창희 당시 과기처장관.정해주 국무조정실장 등 장관급 자녀 결혼식에서 만나 '다방 (커피숍)' 에서 환담을 나누고, 라스포사.앙드레 김.페라가모.나나부티크 등 호화의상실 쇼핑을 다녔다.

고관들이 주로 이용하는 결혼식장은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와 교육문화센터.삼성동 공항터미널 등이었다.

裵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라스포사에선 이은혜씨가 "30일 있을 청와대 장관 부인 만찬에 입고 갈 옷을 사야겠다" 고 했다고 한다.

李씨는 투피스를, 裵씨는 30만원짜리 까만 원피스를, 延씨는 30만원짜리 재킷과 10만원짜리 스카프를 각각 샀다는 것.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청와대의 장관 부인 만찬행사가 한달에 한번씩 있는 것 아니냐" 고 묻자, 裵씨는 "그렇게 자주는 아니고… 무슨 일이 있을 때" 라고만 했다.

지금은 자신의 유.무죄를 가리는 문제로 延씨와 소원한 관계에 있는 裵씨지만 98년 12월 당시만 해도 延씨와는 가장 가까운 관계였다고 한다.

그래서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延씨에게 30만원짜리 블라우스를 사줬는데, 이는 延씨가 자신에게 전복.송이버섯.갓김치 등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사랑 (선물) 을 베풀었기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해준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우나에도 갔느냐" 는 질문엔 "사우나 회원권이 없다" 는 방식으로 부인했다.

문제의 호피 무늬 반코트가 라스포사에서 延씨에게 건네졌다는 12월 19일 저녁에 이들 중 일부는 '나훈아 쇼' 를 관람했다.

裵씨는 "누가 나훈아 쇼 티켓을 만들어 와 그날 함께 간 것" 이라고 설명했는데 티켓을 만들어 준 주인공은 밝히지 않았다.

한영애 (국민회의).송업교 (자민련).정형근의원은 "강남에서 고관 부인들이 설쳐대 이를 비난하는 투서가 한 목사에 의해 청와대로 전달됐다" "IMF로 국민이 어렵게 지낼 때 증인 같은 사람들의 행태가 분노와 좌절, 정부의 도덕성에 상처를 줬다" 고 비난했다.

전영기.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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