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엄변호사가 변론 맡은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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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중국동포 한영숙

북한 출신의 중국 동포 한영숙 (56.여) 씨가 우리 국적을 얻지 못해 6년째 떠돌던 93년 봄, 엄변호사는 한 언론인의 부탁으로 그의 무료변호에 나섰다.

94년 대법원은 한씨의 '주민등록 직권말소 무효확인청구' 상고소를 기각해 한씨가 중국으로 강제송환될 상황으로 치달았다.

최악의 경우 그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재송환될 우려도 엿보였다.

엄변호사는 당시 외무부를 대상으로 한 '영주귀국 허가지침' 변경요청을 통해 한씨를 구제할 계획을 세웠다.

정부의 해당 지침변경으로 한씨가 주민등록증을 쥔 것은 96년. 현재 한씨는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고 있다.

◇ 대도 조세형

출소자 재활운동을 펼치는 전과자 출신 임석근 목사의 간청으로 98년 조세형 (55) 씨의 '7년 보호감호 처분' 재심에 무료변호를 맡았다.

다섯 달 동안 조세형씨를 만나 얘기를 나눈 사연을 '엄변호사가 쓴 대도 조세형' 으로 펴냈고 재심에서도 승소판결을 끌어내 그해 11월 조씨는 자유의 몸이 됐다.

현재 조씨는 전문 경비업체에 근무중.

◇ '들국화' 가수 전인권

그룹 '들국화' 의 리더싱어 전인권 (44) 씨가 마약문제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네번째. 엄변호사가 한 신문에 쓴 칼럼 '진짜 변호사와 가짜 변호사' 를 본 전씨가 엄변호사의 변호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후 가수 김민기씨의 편지와 양희은.이문세씨 등 동료가수가 올린 탄원서도 전해 받았다.

엄변호사는 "현재 상황은 무척 불리해 보이지만 한 대중음악인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는 입장이다.

◇ 탈옥수 신창원

신창원씨의 경우는 엄변호사가 1년 전 조씨를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만날 당시 신창원 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했는데 그 때 조씨가 '탈주범이 다시 잡혔을 때의 엄청난 고통' 을 말하며 변호를 맡아주길 간청했다.

그게 현실로 다가설 줄은 엄변호사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가 사회를 향해 사죄하게 만들고 법정에서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어필해 추가형량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 이란 게 엄변호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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