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장관 일제히 외교전선에…北미사일 저지 총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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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통일.외교.국방장관이 미.일.중을 상대로 동시에 '안보 외교' 에 나섰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의 주요 구성원들이 대거 출국해 일각에선 '안보 공백' 을 우려할 정도다.

이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막바지에 이른 북한 미사일 협상을 앞두고 주변국과의 공조를 다지기 위해서다.

또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대북.외교정책에 대한 뒷받침의 성격도 있다.

이들 장관은 다음달 11일께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현안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도 벌인다.

방미 (23~29일)에 나서는 임동원 (林東源) 통일부장관은 27일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을 만난다.

통일부 관계자는 "林장관은 페리보고서 가운데 북 미사일 발사 포기에 대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부분을 논의할 것 "이라고 말했다.

林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기할 경우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부분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집중 탐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태 (趙成台) 국방장관의 방중 (23~29일) 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츠하오톈 (遲浩田)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을 갖고 북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중국의 대북 설득을 당부할 생각이다.

이와 관련, 중국측은 지난 2일 이번 회담의 산파역을 한 외사판공실 주임 뤄빈 (羅斌) 소장을 북한에 보내 김일철 인민무력상을 만나게 했다.

중국은 羅소장을 통해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 관해 설명하면서 북 미사일 발사에 관한 중국측의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우리측 국방부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6.25에 참전했던 遲부장이 한국 국방장관을 만나는 회담의 성사부터가 큰 의미를 지닌다" 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북한에 연간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는 최대 후원자다.

김민석.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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