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창립 24주년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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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유신독재 시대 이후 현재까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독특한 위치를 가지는 가톨릭교회의 반독재 운동을 주도했던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 문규현.전주 서학동 성당 주임신부) 이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74년 9월 원주 원동성당 (당시 주임신부 최기식)에서 처음으로 깃발을 올린 사제단은 곧바로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학순 주교의 석방운동을 벌였다.

이후 75년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 공개, 80년 광주민중항쟁의 진상 발표, 81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 관련 성명 발표,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조작사건 폭로, 89년 방북 임수경양의 무사귀환을 위해 문규현 신부를 북한에 파견하는 등 한국현대사의 방향타를 잡는 역할을 했다.

옥고를 치른 사제단 소속의 신부로는 최기식.함세웅.문정현.정호경.문규현 신부 등이 있다.

사제단은 25년간의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10월 4~5일 명동성당에서 '창립 25주년 기념행사 및 통일염원 한겨레 성찬제' 를 갖는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김선태 홍성 광천성당 주임신부가 25년동안의 활동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또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원 (원장 함세웅 상도동 성당 주임신부) 이 주관하는 '민족과 정의' 주제의 심포지엄과 문화공연 '기억→결심→실천' 도 준비됐다.

행사는 '25주년 기념 감사미사 및 통일염원 한겨레 성찬제' 에서 사제 헌장을 채택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제단 총무 전종훈 (염리동 성당 주임) 신부는 "군사독재와 치열하게 맞서왔던 지난 시절 활동의 정신을 이어 앞으로도 민족모순의 핵심인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운동으로 운동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겠다" 며 이번 기념행사는 이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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