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죄부' 강경식.김인호-'감옥' 임창열씨 뒤바뀐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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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외환위기 책임 여부를 둘러싼 강경식 (63).김인호 (57).임창열 (林昌烈.55) 씨 등 3인의 돌고 도는 인생유전이 화제를 낳고 있다.

서울지법이 姜.金씨의 환란 (換亂) 책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0일 이 사건 수사 당시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林씨는 구치소 안에서 이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행정고시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로 경제기획원.재무부의 요직을 이어받으며 줄곧 절친한 선.후배로 일해온 사이. 그러나 97년말 불어닥친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 이후 '누가 나라 경제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었느냐' 는 국민적 공분 (公憤) 이 법적 책임론으로 발전하면서 이들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랐다.

외환위기 당시 경제부총리.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姜씨와 金씨는 지난 해 4월 시작된 감사원 특감에서 경제파탄의 주범으로 지목된 뒤 같은해 5월 18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반면 97년 11월 19일 姜씨로부터 경제부총리 자리를 이어받은 林씨는 IMF행을 취임전 알고 있었느냐와 취임후 "IMF행 계획없다" 는 발언 등으로 거듭 책임논란이 일었으나 검찰수사와 국회 청문회에서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자신이 모시던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林씨는 국민회의 경기도지사 후보 신분이던 4월말 검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되면서 "외국 언론들은 나를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 이라고 한다" 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林씨는 지난달 16일 경기은행 퇴출저지 로비 사건과 관련,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또 환란사건 재판부는 20일 판결문에서 "林씨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보인다" 며 林씨 주장과는 다른 견해까지 밝혔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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