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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기현대화 속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이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에 왜 힘을 쏟는가. "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 문제에 못지 않게 집중 추적하는 대북 군사동향의 주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한 여러 정보와 군사적 징후가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우리 군이 긴장하는 대목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최첨단 미그29기 10여대 분량의 부품을 들여와 조립.생산중인 분명한 흔적과 구체적인 정보다.

지난번에는 미그21기 34대의 부품을 도입한 것이 국제 문제화된 바 있다.

북한의 이같은 전투기 도입은 90년대 초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88~92년 사이에 미그29기 16기를 도입한 뒤 이 전투기를 구입하지 않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런 동향을 몇가지 측면에서 분석.추적하고 있다.

북한은 90년대 초 이후 경제악화로 인한 신형무기의 구입중단으로 상당한 고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은 질적으로 한국 군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식이 퍼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더구나 지난번 서해 교전때의 패배로 그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게 우리 군의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무기확보정책을 두가지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외교협상용으로 미사일등 대량 살상무기를 우선 확보한 뒤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정책이 대량의 재래식 무기를 첨단.현대화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남한에 비해 양적으로는 우세하다.

남한에 비해 전차는 수적으로 1.7배, 야포 2.4배, 전투기 1.5배다.

재래식 전투력의 현대화는 우선 전투기와 전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군은 50~60년대 생산된 미그15/17을 도태시키는 대신 우리 공군 주력기 F - 16에 겨룰만한 미그29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

미그29기 단독으로 한반도 전역을 단위로 한 전략.전술적 작전수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북한은 우리 육군의 K - 1 전차에 대응할 수 있는 신형전차 천마호를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우리 정보당국에 포착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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