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與에 맞서 제2창당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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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이 제2창당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겨냥, 빠른 속도로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국민회의를 의식한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9일 '뉴밀레니엄위원회' 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김덕룡 (金德龍) 부총재가 맡았다.

金부총재는 "한나라당을 21세기 국가 경영의 비전을 제시하고 한국 정치를 쇄신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위원회 내에는 당쇄신.정치개혁.비전21 분과위 (가칭) 등이 설치된다.

위원회는 당의 정강정책 등 이념을 재정립하고,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인재를 영입하고 공천자 선정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3선급 부위원장을 2, 3명 두며, 재선급 분과위원장도 임명된다.

여기에 현역의원 등으로 구성된 25명 정도의 위원이 가담하고, 별도의 사무처도 구성된다.

이쯤 되면 당내에서 가장 큰 위원회가 된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창당은 아니라도 그에 버금가는 당 쇄신 방안이 나와야 내년 총선에서 여권과 겨룰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李총재는 金부총재에게 삼고초려 (三顧草廬) 하다시피해 위원장을 맡겼다.

金부총재는 당내 수도권 인사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김윤환 (金潤煥).이한동 (李漢東) 의원과는 달리 李총재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金부총재가 뉴밀레니엄위원장을 맡음으로써 李총재는 상당한 원군 (援軍) 을 확보하게 됐다.

"이제 당내 안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는 게 李총재측 판단이다.

李총재는 당 정비와 더불어 대여 (對與) 투쟁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3金정치 청산 및 장기집권 저지 위원회' (위원장 金重緯의원) 를 함께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승부수가 성공할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두 위원회 모두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李총재 지도력도 여전히 확고하지 못한 상태다.

한나라당이 두 위원회를 발족시킨 그 시점에 용인시장 후보선정 문제에 불만을 품은 이웅희 (李雄熙.경기 용인) 의원이 탈당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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