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첫 신고자 이철호씨 국가상대 손배소내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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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창원은 잡혔지만 산산조각나 버린 제 가정은 누가 보상해 줍니까. "

89년 신창원을 최초로 신고했던 이철호 (李哲鎬.47.서울 중랑구 면목동) 씨는 18일 "국가가 죄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지난 2년6개월 동안 말할 수 없는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보았다" 며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계획이며, 이를 위해 변호사와 구체적인 내용을 상의중" 이라고 밝혔다.

李씨가 申과 만나게 된 것은 89년 3월. 당시 서울 청량리에서 윤락업소를 운영하던 李씨에게 "1백만원짜리 수표 12장을 7백만원에 팔겠다" 며 申이 접근해 왔다.

李씨는 도난수표인데다 申의 차 안에 손도끼.칼 등이 실려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

그 이튿날 청량리 한 식당에서 李씨가 申을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경찰이 들이닥쳤고 申은 체포됐다.

그로부터 8년 뒤인 97년 1월 申이 탈옥하면서 李씨의 불행은 시작됐다.

李씨는 집앞에 상주하는 경찰관 5~6명의 보호를 받았다.

이어 보복을 피하기 위해 이사를 다섯번이나 다녔고 불안에 떠는 두 딸을 안심시키기 위해 학교도 옮겼다.

그러던 중 아내가 헤어지자고 요구, 李씨는 눈물을 머금고 20년 결혼생활을 끝내면서 딸들도 함께 떠나보내야 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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