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상반기실적' 보고 어떻게 투자감 고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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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제 어떤 주식을 사야할 것인가. 대우쇼크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12월 결산 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됐다. 아무리 시장이 불안해도 '실적만한 재료가 없다' 는 증시 격언처럼 반기 실적은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지침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회계지식이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반기 보고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투자 유망 종목을 고르기는 무척 어렵다.

예컨대 상반기 이익을 많이 낸 회사라해도 발행 주식수가 많으면 주당 순이익이 낮아져 주가에는 큰 호재가 되지 못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주당 순이익을 비롯해 주가수익비율.주당 순자산.금융비용.납입자본 이익률 등 5가지를 주식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지표로 꼽았다.

◇ 주당 순이익 (EPS) =장사로 번 돈이나 회사 재산을 팔아서 낸 특별이익 등을 모두 합친 당기순이익을 전체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냈더라도 주식수가 적은 기업은 EPS가 높아지는 반면 주식수가 많으면 낮아진다.

태광산업은 주당 순이익이 8만3천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조흥화학 (7만8천원).SK텔레콤 (4만4천8백원).남양유업 (4만2천6백원) 등의 순이었다.

주가를 EPS로 나눈 것이 주가수익비율 (PER) 이다. 다른 주식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는지 고평가됐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흔히 쓰인다.

동원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13일자 주가를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평균 PER는 18.2였다. 이보다 낮으면 다른 종목에 비해 주가가 낮아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PER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더 오르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PER가 낮은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형주는 일반적으로 소형주에 비해서 PER가 높은데 이는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따른 유동성 프리미엄 때문이다.

동아건설과 조흥화학의 PER가 0.6으로 가장 낮았으며, 화성산업.벽산건설.경농.동부정밀화학 등도 1.1~1.4로 낮았다.

◇ 주당 순자산 = 공장.건물.재고 등 회사가 갖고 있는 전체 자산을 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주당 순자산에다 회사의 성장성과 영업권 프리미엄 등 무형의 재산을 더하면 적정 주가가 된다.

그러나 무형의 재산은 정확한 계산이 안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가가 주당 순자산에 비해서 낮은가 높은가를 따져보게 된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주가가 주당 순자산보다 높으면 주가가 고평가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주당 순자산이 64만원으로 가장 높았던 태광산업의 경우 지난 13일자 주가 57만원에 비해 7만원의 차이가 났다.

SK텔레콤은 주당 순자산이 28만6천원으로 주가 (1백23만5천원)에 비해 94만9천원이나 낮았다.

◇ 금융비용 부담률 = 매출액중에서 이자로 나간 부분이 얼마인지를 따져보는 지표다. 올 상반기 상장사들은 1백원어치를 팔아서 6.2원을 금융기관에 이자로 냈다. 지난해 연평균이 1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저금리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문배철강.에스원.남양유업 등은 남의 빚을 한푼도 쓰지 않아 이 비율이 '제로' 였다.

◇ 납입자본 이익률 (ROE) =주주들이 회사에 투자한 돈인 자기자본에 비해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실현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계산방식은 회사의 전체 자산에서 남에게 빌려온 부채를 빼고 이것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10억원이고 순이익이 1백억원이면 ROE는 10이 된다. ROE가 높을수록 효율적으로 경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태광산업.조흥화학이 각각 1천6백61과 1천5백61을 기록했으며, SK텔레콤.남양유업.동방아그로도 ROE가 8백을 넘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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