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회 '역사적 입장에서…' 세미나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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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문명권의 충돌' 은 과연 피할수 없는 재앙인가. '지구촌' 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만큼 국가와 민족간의 접촉은 매우 일상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각 문명간의 갈등과 분쟁은 어떻게 해석.극복할 수 있는가.

역사학회 (회장 김용덕 서울대 교수) 는 이같은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4, 15일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서 '역사적 입장에서 본 문명권별 가치관의 특수성과 보편성' 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가졌다.

학회는 인류의 전체 문명권을 크게 동아시아 (백영서 연세대 교수, 금장태 서울대). 힌두 (조길태 아주대). 이슬람 (김정위 한국외국어대). 동유럽 (전지용 조선대). 서유럽 (차하순 서강대). 미국 (김성복 뉴욕주립대) 등 6개로 나누어 발표를 진행했다.

주제발표는 '과학기술.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유럽' 을 비롯, '엘리트 위주로 형성된 그간의 문명권과는 차별되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신축성과 포용력을 갖는 미국' , '공동체 속에서 개인과 전체의 조화를 추구한 유교' 등 각 문명권이 나름대로 거쳐온 발전과정과 특수성을 고찰하는 데에서 출발했다.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같은 작업에 대해 "세계 문명의 보편성을 찾는 작업은 결코 획일화와 표준화를 의미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정체성의 강화를 의미한다" 며 "새뮤얼 헌팅턴이 이야기하는 문명의 충돌도 각 문명의 개성과 개성이 충돌하는 것" 이라고 했다.

또 "전파.이식과정에서 문명은 상호보완 혹은 흡수되면서 보편성을 획득한다" 고 덧붙였다.

한국사와 동.서양사 전공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각각의 토론에서는 각 문명의 비교 연구 성과를 토대로 보편성을 찾아내는 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학회장인 김교수는 "모든 문명권이 각자 고유성을 갖고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하더라도 그 가치관의 바탕에는 인간주의에 바탕한 평화와 관용 등이 담겨있다" 고 전제하고 "이번 심포지엄은 현대 문명간 충돌 극복의 대안이 될 인류문명의 보편성을 우리 시각으로 모색했다는 데에 성과가 있다" 고 강조했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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