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A/S '비싼값 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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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 고급차 고객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비싼 값을 치르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입맛도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각종 소모성 부품과 오일등을 무료로 교환해주는가 하면 무상 렌터카 서비스나 호텔 숙박 서비스 등 이색적인 아이디어까지 동원해 서비스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차값에 세금등까지 포함하면 구입가격이 최고 1억원에 이르는 최고급 국산차 에쿠스를 내놓은 현대차는 국내 업계 애프터서비스의 질을 한 차원 올렸다고 자평한다.

에쿠스 구입 고객은 3년 또는 주행거리 6만㎞이내에서 횟수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무상정비를 받는다. 엔진오일 무료교환은 7차례까지 가능하다.

차량 정비기간이 하루 이상 걸릴 경우 동급의 렌터카가 무상 제공되는가 하면 여행중 차량 고장으로 인근 호텔에 머물 경우엔 숙박비가 제공된다.

고급차의 대명사 BMW.벤츠의 애프터 서비스도 특별하다. BMW는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종종 전문강사를 초빙, 골프 강의도 실시한다. 또 연1회 숙련된 강사들의 지도아래 안전운전 교육도 펼친다.

벤츠의 정비공장엔 고품격 고객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독일 본사 등에서 독일 기술자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은 정비사들이 차량을 고치는 동안 고객들은 책 또는 비디오를 보며 편히 쉴 수 있다.

한편 포드.재규어는 차량정비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했다. 차량 정비때마다 정비금액의 일부를 점수로 적립, 이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 신차 구입시 적립점수만큼 할인받을 수 있으며 일정 점수 초과때마다 사은품이 제공된다.

사브는 9 - 5시리즈를 구입하는 고객이 계약금 9백50만원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로 결재하면 미주 왕복항공권이나 특급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위축됐던 고급차의 서비스 경쟁이 올들어 다시 불붙으면서 고객들의 혜택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고 말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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