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독재·性으로 보는 한국 100년-KBS1 '20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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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90년 '한국전쟁' 으로 대하 역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KBS - 1TV가 9일부터 10부작 '20세기 한국사 - 해방' 을 방송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프로그램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지난 1백년은 '해방' 의 역사다.

세계사의 거대한 풍랑 속에서 식민지배.전쟁과 분단.권위주의 독재와 민주화 등을 겪은 우리의 역사를 '해방' 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제1편 '땅으로부터의 해방' 은 일제시대 토지조사사업과 해방 후 자본주의 성립과정을, 2편 '무지 (無知) 로부터의 해방' 은 한국 고도성장의 배경이라는 교육열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시간. 이외에도 식민.독재.전쟁.성 (性).이데올로기.빈곤.시간.반도 (半島) 등을 주제로 한 세기 동안의 변천사를 훑어나간다.

시대순 혹은 인물 위주의 역사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이들 10개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한 것이 특징. 이 프로그램에서 최초로 발굴된 자료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일제시대 한국에 진출했고 지금도 일본에서 활동중인 일본인 지주모임 '영산포회' , 조선총독부의 민족주의자 포섭 관련 문서, 일제 시대 모범부락으로 선정된 충남의 한 마을에 관한 홍보영화 자료 등이 그것. 또 시어머니.어머니.딸 등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한국 여성의 역사를 조명하고, 이데올로기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인혁당 관련자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등 살아 숨쉬는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10여명의 자문교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3년 동안 기획하고 3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프로인 만큼 내용이 알차다.

남성우 책임프로듀서는 "새로운 세기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시청을 적극 권하고 싶다" 고 말했다. 1~5편은 9~13일 밤 10시, 6~10편은 21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8시에 방송된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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