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변호사 4명 수임료 '가격파괴'회원제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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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월회비 1만원.18개월 할부.카드 결제…' . 싸구려 상품 광고지 내용이 아니다. 최근 경남 창원시 사파동에 문을 연 세계합동법률사무소가 내건 영업 전략이다.

창원지검 앞에 자리잡은 이 법률사무소 입구 유리문에는 음식점처럼 BC.삼성.외환카드 등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딱지가 빼곡이 붙어 있다.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들이 오가는 손님들에게 큰 절을 한다. 회전의자에 앉은 권위적인 모습의 사무장도 없다.

분야별로 '팀장' 이라 불리는 친절한 남자들이 사건 의뢰인을 맞는다. 마치 서비스 좋은 은행에 들어선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곳에서 일하는 변호사는 황태진 (黃泰珍.42.사시 27회).황규훈 (黃圭訓.37.사시 32회).임영수 (林榮秀.43.사시 27회).조진래 (趙辰來.34.사시 33회) 씨 등 4명. 전공 분야별로 회사소송.행정소송.경매사건.세무소송 등을 나눠 맡고 있다.

최대의 파격은 월회비 1만원이면 가입할 수 있는 고문 변호사제. 개인이건 법인이건 가입할 수 있고 전화.면담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법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요할 경우 변호사가 출장도 나간다.

사건 수임료의 카드 결제도 관행을 깬 것. 착수금은 물론 승소 사례금까지 할부로 낼 수 있어 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사건이 접수되면 변호사 4명이 회의를 통해 처리방향 등을 논의한다. 실수를 예방하고 승소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부동산 경매도 일반 형사사건 수임료 정도만 받고 대행해 준다. 경매 브로커들의 '장난' 에 놀아날 가능성을 작게 해 준다.

황태진 변호사는 "수임료의 거품을 없애고 권위주의에서 탈피해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며 "눈높이를 낮춘 더욱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개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창원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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