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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조기경보기·3세대 탱크…첨단 신무기로 ‘중국의 힘’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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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대열병식은 첨단 군사 장비와 무기를 대거 선보여 중국의 국력을 국내외에 과시하는 무대였다. 군인과 민간인 20여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다. 대부분의 시민은 중추절(추석) 연휴를 맞아 집에서 중국 중앙방송(CC-TV) 생중계를 지켜봤다. 108개 국가의 300여 개 언론사 취재진 1300여 명이 몰려 열병식을 취재했다. 열병식이 끝나면서 8일까지 이어지는 황금 연휴 기간에 연인원 5억6500만 명의 중국인이 관광 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1일 열린 건국 60주년 군 시가행진 행사에서 중국제 방공 유도탄이 선보였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막강 군사력 과시=전날까지 흐렸던 베이징 하늘은 밤새 인공강우로 당일에는 쾌청한 날씨가 됐다. 8000명의 병력이 참가한 이날 열병식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연구개발해 실전에 배치한 첨단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조기경보기 쿵징(空警)-200, 공중급유기 훙유(宏油)-6 등 52종의 무기가 선보였다. 인민해방군 측은 “이 무기들의 90%는 사상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국이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위협을 느끼는 대표적 무기인 미사일도 대거 공개됐다. 둥펑(東風)-31A 전략핵 미사일, 핵과 재래식 무기 탑재가 가능한 지대지 중장거리 둥펑-21C 미사일, 창젠(長劍)-10C 순항 미사일, 훙(紅)9-지대지 미사일 등 5종의 미사일 108기가 등장했다. 10대의 무인정찰기, 첨단 레이더, 위성통신장비, 99식 제3세대 탱크, 차세대 전투기인 젠(殲)-10과 젠-11도 공개됐다.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장관)은 “우리는 우주에는 군사위성, 하늘엔 젠-10, 육지에는 최신 미사일, 바다엔 최신 구축함을 포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병식에 초청된 외교사절들은 중국의 최신 군사력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 등장=육·해·공군과 군 장비 소개에 이어 진행된 행진 단계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을 시작으로 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의 초대형 초상화가 등장했다. 이들 4명의 육성이 대형 마이크로 나오기도 했다. 군중이 ‘마오쩌둥 사상 만세’ ‘중국인민이 일어섰다’를 적은 입간판을 들고 천안문 앞을 지날 때는 마오가 49년 천안문 성루에서 신중국 성립을 선언하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어 덩샤오핑의 사진과 함께 ‘덩샤오핑 이론 견지’와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사업을 추진하자’는 글귀가 등장했다. ‘3개 대표 사상을 견지하자’는 구호와 함께 장쩌민이 평소 주장했던 ‘전면적인 소강(小康) 사회 건설’ 구호가 입장하자 천안문 성루에 서 있던 장 전 주석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을 관철하자’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견지’ 구호가 등장했다. 후 주석은 열병식에서 300만 위안(약 5억2000만원)이 넘는 중국산 훙치(紅旗)HQE 사열 전용차를 타고 대중 앞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천안문 광장의 무명용사기념비 앞에는 중국과 대만의 공통 국부로 추앙받아 온 쑨원(孫文)의 초대형 초상화가 내걸렸다.

◆축제 마당 펼쳐져=행사가 진행되는 150분간 천안문 광장에서는 초대형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베이징 등지에서 동원된 초·중등학생 8만 명이 노란색을 배경으로 초대형 붉은 글씨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41개의 카드를 준비해 49차례 카드 섹션을 연출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천안문 광장 주변에서는 축제가 열렸다. 베이징 올림픽 때 발사된 폭죽의 두 배인 30만 발이 200m 상공으로 발사됐다. 특설무대에서는 장이머우(張藝謀) 총감독의 지휘로 톱스타 등 6만여 명이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다. 공안 당국은 기습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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