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에 달린 준P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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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결국 방망이에 달렸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롯데의 선발진과 두산의 불펜진이 벌이는 마운드 싸움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 2차전에선 이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1차전에서는 믿었던 두산 불펜이 무너졌고, 2차전에선 정규시즌 13승 투수인 롯데 선발 장원준이 5회를 넘기지 못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승부를 가른 것은 양팀의 중심타선이었다. 1차전에서 롯데 3~5번 타자는 7안타와 3타점을 합작하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조성환이 4타수 4안타를 날렸고, 이대호와 홍성흔도 1타점씩을 올렸다. 2차전에선 두산 클린업트리오가 5안타 4타점으로 힘을 냈다. 김현수가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것을 비롯해 김동주는 2안타 1타점, 최준석은 1안타 2타점으로 6-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양팀이 1승1패가 된 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타격에서 회복 신호가 나왔고 중심타선에서 타점도 터졌다”고 흡족해했다. 반면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우리도 기회가 있었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고 타자들의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준플레이오프 들어 두 팀 모두 중심타선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두산 김현수-김동주와 롯데 조성환-이대호는 나란히 타율 4할~6할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무엇보다 양팀 3번 타자인 김현수와 조성환의 활약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조성환은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4타수 2안타(타율 0.143), 김현수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 1안타(타율 0.048)에 그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1년을 절치부심한 이들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양팀 코칭스태프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 4차전에서도 중심타선의 방망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정규시즌 두 팀의 사직구장 맞대결 6경기에서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은 각각 0.381-0.571-545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롯데 역시 사직 두산전에서 조성환-이대호-홍성흔이 나란히 3할대 타율을 올렸고, 가르시아는 홈런 한 개를 날렸다. 두 팀은 정규시즌 사직 경기에서 3승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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