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우산' 함께 쓴 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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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 전대통령이 정치복귀를 선언한 26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박정희 (朴正熙)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공식 후견인이 됐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朴전대통령 기념사업회 창립총회에서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추대된 신현확 (申鉉碻) 전 총리가 金대통령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자 사업회 설립위원들이 일제히 박수로 동의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13일 申전총리를 청와대에서 만나 기념사업의 진행상황을 꼼꼼히 챙겼다고 한다. 자신이 천명한 '역사와의 화해' 를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온 셈이다.

행사엔 국민회의 권노갑 (權魯甲) 고문과 한나라당 박근혜 (朴槿惠) 부총재가 참석, 申전총리의 좌우에 각각 앉았다.

두 사람은 모두 기념사업회의 부회장으로 추대됐다. 權고문은 "성의를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 고 다짐했다.

朴부총재는 "기쁘다" 는 말 뒤에 "역사라는 것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 감회를 피력했다.

權고문과 朴부총재의 만남은 신당 창당을 선언한 국민회의쪽에서 동서화합의 상징으로 朴부총재 영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됐다.

그러나 朴부총재는 단호했다. "기념사업은 기념사업이고, 정치는 정치" 라고 말해 여당 영입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총회에는 그외 김정렴 (金正濂) 전 청와대 비서실장.김준성 (金埈成) 전 부총리.강문규 (姜汶奎) 새마을중앙회장.시인 구상 (具常) 씨 등이 참석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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