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하계세미나 대우에 쏠린 말말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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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1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전경련 주최 '최고경영자 하계세미나' 행사에서의 화제의 촛점은 역시 대우 (大宇) 였다.

재계 원로와 재벌 최고 경영진등 2백여명이 참석한 이 모임에서 그룹.개인 재산을 '담보' 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김우중 (金宇中) 대우 회장 겸 전경련 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박정구 (朴定求) 금호회장은 "김회장이 개인 축재 (蓄財) 를 한 것도 아니고 경영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너무 몰아 세우는 것 같다" 며 동료 경제인으로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金회장 대학 동문인 송자 (宋梓) 명지대 총장도 22일 간담회에서 "金회장이 해외에 1등 제품을 만들어 팔아보고 물러나는 것이 소원이라 피력한 적이 있다" 며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내는 것도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반면 "金회장이 모든 것을 혼자 챙기려는 독선적인 경영 행태를 바꿔야 하다" 는 지적도 있었고 "구조조정은 뒷전으로 미룬 채 무작정 돈을 빌려 기업을 유지하려 했던 구태를 버려야 할 것" 이라는 따끔한 충고도 있었다.

한편 이승윤 (李承潤) 전 (前) 부총리는 "미국도 정.재계가 힘을 뭉쳐 부도 상황까지 몰렸던 장기대부조합이나 롱텀 캐피털을 빠른 시일 내에 회생시켰다" 며 "대우 문제도 기아 사태처럼 질질 끌려가선 안된다" 라고 강조했다.

김준성 (金埈成) 전 부총리 (이수화학 회장) 도 "정부가 구조 조정 기간을 6개월로 잡은 것은 너무 짧은 감이 있으나 방향 설정이 잘 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한편 당초 23일 강연예정이었던 정몽구 (鄭夢九) 현대 회장이 제주행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김우중회장도 21일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간단한 개막인사만 한 후 서울로 되돌아 갔다.

제주 =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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